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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절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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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972회 작성일 2015-09-25 10:22

본문

할머니의 절구통
 
                                                      김혜련
 
살다보면 거두절미하고 죽고 싶을 때가 있다
목젖까지 넘어오는 고통과 절망의 질감 속에서
유일한 돌파구는 자살이라는 결론에 목을 맨 적이 있다.
감꼭지처럼 건조하게 부어오른 눈두덩이 속에 눈물샘이 불어나고
유서 한 장 써 낼 기운조차 없을 때
할머니의 절구통은 내 죽음을 원천봉쇄한다
할아버지는 육이오 때 수류탄 터져 죽었고
외삼촌은 여순 사건 때 총 맞아 죽었고
큰아버지는 월남전에서 죽어서 돌아왔다
막내고모는 어릴 때 병원도 못 가보고 꼽추가 되었다
할머니는 현미쌀눈보다 많은 세월 속에서
못 생긴 바위 하나 입양하여
날마다 두드리고 갈고 찍고 때리고 달래며
피맺힌 돌절구 하나 낳았다
새벽마다 꽁보리 찧어 지은 따순 밥 덕에
시동생 자식새끼 손주손녀 다 제 밥벌이하게 만든
일등공신 할머니의 도구통
담석 닮은 내 절망을 절구공이로 곱게 빻아 가슴을 쓸어 주신다
“아가~! 저 도구통 이제 니 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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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 아픈 옛 가정사 이네요  ..
도구통... 이제는 볼수 없고 보더라도 저편 구석에 밀려나 화분의 용도나
빗물고여 이끼의 군락지로 변한 귀중한 옛 자산..!
하늘과 땅의 기운을 이어주던 공이와 절구통이 시인님의 혼란한 마음을 쓸어 제자리에 갔다 놓으셨네요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의 힘을 빌어 땅의 곡식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인간의 단면을 지닌 절구통
공이가 부숴대는 모진 인생살이의 굴곡이
한눈에 파고들어 옵니다
그시절 그만한 굴곡진 삶이 밑천이 되어
오늘 귀한 작품으로 남겼으니 얼마나 큰 위로인지요
부숴지고 뭉개지고 가루가 되어야 마침내 들어가는 본향의 원천인걸요
그 절구통 하나 이어 받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님들의 댓글이 제가 쓴 시보다 더 깊이있는 시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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