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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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610회 작성일 2017-10-25 17:39본문
남한산성
이 내 빈
억새의 하얀머리 가늘게 흔들리고
찢어질 듯 팽팽한 하늘은 파랗다
차가운 시간 깊게 스민 산성은
피어린 함성 뿜어낸다
성벽은 갈맷빛 숲 사이로 길게 뻗어 굽이치고
바람 스칠 때 병자년의 노래가 포개진다
허기진 민초들의 시린 숨결 서려오고
푸른 깃발이 거두어간 목숨 나붓거린다
까마귀들 산등성이 넘어 몰려오고
땅속에 벡힌 돌들 함성으로 일어나는 아침
하늘은 더욱 새파래서 차라리 울고싶다
수척한 왕명은 서장대 하수구에 처박히고
길잃어 허허로운 흰가슴 말발굽에 짓밟힌다
포화에 허물어진 산성을 주검으로 지켜내던
외로운 삶들은 깨어진 기왓장에 눌려 신음한다
송파의 논두럭길 뒤집어 엎으면
삼전도 지키려던 늙은 혼 살아 숨쉬고
호젓한 눈망울로 그림자 덮어도
머리 조아리는 치욕은 세월을 엮는다
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파의 시류가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지요
음양의 이치가 삶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또한 흑백의 논리 진영앞에 권력과 명예가
국가의 운명을 흔들어 놓은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 남한 산성 한곳만 있으리요
주변 국가의 실리에 앞서 바람앞의 촛불이
되어 잃어가는 나라의 존립성 자체가
무너진 산성이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는듯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역사의 세월속에서 그 유물을 보존하는 것은
다시금 그때의 일을 거울 삼는 교훈과 역사의 흐름을 재 인식해야 겠지요
병자년의 그 시대, 민중의 아픔을 안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