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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834회 작성일 2014-06-15 03:05

본문

<밥>


                                                   김혜련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신이 밥이 아닌

법으로 느껴져 두려움에 떨며

숟가락을 떨어뜨린 적이 있었어요.


허리띠 조일 필요도 없이

살점 하나 없던 유년 시절

전날 밤 밥상에 올린

건더기 없는 풀떼죽을 떠올리며

늦은 밤 부엌바닥에서 꽁보리밥을 푸는

어머니의 주름진 미간에서 눈물을 보고 나면

걸신들리듯 밥알을 흡입하는 동생들

등 뒤에서 나는 병풍이 되어

숟가락을 떨어뜨리곤 했어요.


창자가 시위하듯 격앙된 노래를 부르고

심장이 인내심을 바닥내도

새벽부터 박 부잣집 농사일로 혹사당했을

어머니의 등어리가 입안을 가득 채워

밥 한 술 못 넘기고 짠맛뿐인

울음만 배부르게 먹었어요.


잊으려 하면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기억을

밥그릇에 꼭꼭 눌러 담으면

당신은 법이 아닌

밥으로 정체성을 회복한 두 손으로

유년 시절 떨어뜨렸던 그 아픔의 숟가락을

행복한 숟가락으로 바꿔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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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저희 집은 참 가난했습니다. 무능한 아버지는 선량하지만 무능하다는 이유 만으로 할아버지한테서 쫓겨났습니다. 가난 목까지 차오르는 가난 그 가난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순간이 식사시간입니다. 밀가루 한 주먹 넣고 물을 듬뿍 부어 끓인 건더기 없는 풀떼죽이 주식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남의 일을 해 준 날은 보리밥을 지어 아버지, 동생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이 먹었고, 저와 어머니는 밑에 남은 누룽지에 많은 물을 붓고 끓여서 한 술 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그것조차 보리밥을 순식간에 먹어치운 동생들에게 빼앗기기 십상이었지요. 지우고 싶은 슬픈 추억이지요. 밥을 먹을 때마다 그 시절이 떠오른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억의 그 시절... 개떡, 수제비, 칼국수, 꽁보리밥, 무우채밥, 콩나물밥, 옥수수빵(급식)이 즐비했던 기억들이 아른거립니다
기차표 검정고무신이 마치 기적을 울리며 동네를 돌고 돌았던 그때의 추억들이 가득하지요..
그시절 그어려움이 이제 시로써 표현되어 아름다운 풍경속으로 빠져들게 함에 감사드립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반갑습니다. 가난했기에 고통스럽고 슬펐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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