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유택 성묘

                중  량 / 윤  기  태

작년 이 맘 때 찿아뵙고
처음 뵙는지라
아버남께 아들이 왔음을
정중히 인사드리고

새벽 녘에 내린 이슬과
간간이 내린
봄비, 여름비, 가을비를
맞은 잡초가

아버님 유택을 초원으로
집 단장 하고 있네

여름에는 잡초가 그늘 막
되어줘 시원하게 보내셨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아

겨울 오면 그늘져 추워 실
가봐 깨끗이 잡초를 치워야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으리라

아버님이 놀래 실 가봐
먼저 유택을 낫으로
정성 스럽게 손질하고

주위를 예초기로 무성한
잡초를 후려치니
잡초가 아파서 울부짓네

그대는 지금 잘라도 내년 봄
을 기다릴 수 있지만

우리네 삶은 어디 그런가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신세

우리네 삶보다 그대의 삶이
오늘따라 더 행복하게 보임이
웬일일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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