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마루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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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
너는 먼 옛날 아사달의 제자가
제법 정교한 솜씨로
무딘 정을 쩡쩡 울린 끝에 태어났을 거야
그리고 비와 바람에 개의치 않고
당당히 무덤 지켰건만
언제부턴가 후손들의 발길은 끊어지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낡은 비석 되고 말았구나
그래도 세월은 흘러 흘러
더운 여름 날 고갯마루 쉬어 넘어가는
나그네 등받이도 되어 주었다가
벌레 문 어미멧새가 다정히 둥지 속 새끼 부르는
마지막 망루이기도 하였네
잊혀진 무덤가 한결같은 늙은 소나무는
솔방울 떨어뜨려 어린 솔 돋아나게 하고
그 어린 솔 자라 다시 노송 되니
천년세월 가지 끝에
섧디섧게 우는 솔바람소리 들으며
고갯마루 비석은
아, 슬픔마저도 이끼로 가린 채
누구를 위해 그토록 오랜 세월을
몽매하게 버티었더란 말인가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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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마루 주인 없는 비석, 세월따라 인적도 끊어진 쓸쓸한 비석, 나그네 등받이 되었다가 새끼부르는 어미새의 망루가 되었다가 .. 그저 오랜세월 서 있을뿐 아무런 말이 없는쓸쓸한 비석.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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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창연한 비석 하나에도 석공들의 혼이 들어가 있음,
그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뵈오며....
한미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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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에 새길 말을 준비하며 살아가는우리
한 줄의 시를 사랑했음일까요?
늘 하늘만 보며 사는 시인의 후손들은
뭐라고 말해줄까요?
김상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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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세월 고갯마루 버티고 선 몽매한 비석과 선산 지키는 늙은 소나무간의
교감이 동병상련의 쓸쓸한 그림자로 다가섭니다.
김 현길 시인님,
이번 태풍과 폭우로 농작물과 집안에 피해는 없으신지요?
늘상 무심함으로 사는 사람인지라 인사가 늦습니다.
항상 강건하시옵기 바랍니다.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김현길 선생님
이렇게 뵙고 꾸뻑 인사드리고 물러갑니다
장마에 피해가 없는지요
고운 시간 알찬 시간이 되시어요^^*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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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 시인님, 안녕하신지요.
저 자신이 어느 고갯마루, 이끼 덮인 비석 옆에 솔바람 소리 들으며 앉아있는 듯... ^^
좋은 시,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네 김현길님 반갑습니다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