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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陷穽)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권영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140회 작성일 2006-02-03 16:53

본문

함정(陷穽)


-1-

개밥별 내리던 어느 날.
쉼 없는 걸음으로 토리 질 하며
밤새도록 한 올 한 올 집 짓고 있는 밤 그림자.



-2-

거미의 작은 세상이 샐 녘 따갑게 쏟아져 내린 햇살에 걸려 흔들리고 있다. 반나절 동안 똬리를 틀고 앉아 있던 초췌해진 그림자 하나. 까칠해진 눈은 한 곳만 쐐기를 박듯 노려보고 있다. 유혹의 향기도 없는 초라한 집 한 채. 그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귀를 쫑긋 세운다. 윙윙거리던 잠자리의 고단한 삶은 함정으로 빠져 들고 있다. 밀치는 문으로 달려드는 거미줄. 발버둥치며 칠수록 죽음은 애 마르기로 조금씩 조여 왔다.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던 시선이 흔들리는 곳을 쏘아본다. 물끄럼말끄럼 이는 긴장감이 숨 가쁘게 흐른다. 바싹 바싹 마르던 정적을 깨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눈알을 도사리는 흉한 모습으로 파르르 몸 떨고 있던 거미는 아주 잔인하게 걸터듬다 군시럽게 기어온다.



-3-

날수 없는 허공
징그러운 비행 접고
죽음 같은 평온한 그림자에 목덜미 내놓는
생의 마감이 고약하기만 한데
물살을 가르는 은어 떼처럼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흐트러진 넋의 자락

눈 뜨라!
피 묻은 하늘을 보라
그리고 살아온 흔적을
애써 지우려 하지마라.
갈 데 정해진
서럽고 서러운
하늘로 치닫는 무덤 길



-4-

가물가물 하늘 가까운 곳으로 등 밝고 감추어둔 포승줄로 이승 길을 돌돌 말고 있다. ‘쓰윽’ 폐부 깊숙이 비수를 꼽고 고인 숨소리까지 쭉쭉 빤다. 배각거리는 소리에 몸서리치다 할딱이던 빈 가슴으로 더운 입김을 땅으로 떨어트린 채 찢어지는 퍼덕임은 가르마 길로 가고 있다. 쭉정이만 간들바람에 흔들릴 뿐 끼어들던 햇살마저 비켜서는 오후. 무표정한 거미는 등걸 음 치며 귀퉁이가 찢긴 처마 끝을 감치고 고즈넉이 하늘을 쳐다본다. 마른 바람만 겹겹이 쌓이고 있는데....



-5-
무서리 울컥 되던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스스로 목을 매고 아등그러져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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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함정에 빠진  어이없는  잠자리의 목숨이
오늘날  현대의 인간사  아닐런지요.
수많은  재앙이  기다리는 살얼음판을 오늘도  겆고 있습니다.
머물다 갑니다.

이승하님의 댓글

이승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함정....선생님의 글의 함정에 빠졌습니다
건필하세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서리 울컥 되던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스스로 목을 매고 아등그러져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끝편에 우리네 삶과도 같은 한  마감하는 삶을 보며...
생각하게 하는 시 뵙고 갑니다..감사 드리며

백영자님의 댓글

백영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사는 먹히고 먹고 산다고나 하지만
먹히지만 않게 안간힘을 다해야 되겠네요
권영국 시인님 의 시안 에서 더욱 느끼고 갑니다.
건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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