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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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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709회 작성일 2008-01-17 08:50

본문

<장갑>

                                  김 혜 련



등암리 교원사택
허술한 유리창
깊은 두께로 자리 잡은 성에와
가벼운 눈인사하며
이른 출근을 서두르는 아침.

밤새 얼었을 두 손 위해
장갑이라는 보금자릴 낀다
짧지 않은 시간
까칠한 삶을 살아온 까닭인지
그 동안 감춰온 상처
더 이상 어쩌지 못한 채
피부 결마다 갈라진 이력
중앙지하상가 수선집에 들러
한 번만 살려 달라 사정해볼까
금방이라도 조각조각 부서질 것 같아
조바심이 먼저 달려간다.

사실은 다 알고 있다
피부 결마다 빠짐없이 갈라졌지만
갈라진 결마다 피가 맺혀있지만
겨울 출근길 변함없는 동행자인 것을
아직도 따뜻한 사랑이 스며있기에
내일도 모레도 묵묵히 미소 짓는
보금자리임을 알고 있다.

출근길 따뜻이 데워주는
오래된 장갑 당신
외모는 늙었어도
마음만은 한결같은 당신
나는 당신 이외는 누구도 보지 않으리.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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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승연 님, 금동건 님,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힘이 됩니다. 제겐 오래된 가죽장갑이 있거든요. 비록 낡고 가죽이 투들투들 갈라졌지만 한결같이 따뜻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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