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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달린 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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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062회 작성일 2007-01-09 23:46

본문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눈밭 속
고은 님 찬 두 손에 가득 뭉쳐
힘껏 날려 보내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흩어져 내리는 잔해에 햇빛은 가득
부서져 내립니다.

찬 옷깃에서 퍼져 나온 온기
간데없이 사라져 그네 내민 손잡고 오른
불편한 다리 미끄러운 눈 쌓인 얕은 하얀 언덕
지금 어디에서 신음하는지
찬 바람 부는 늦은 저녁 얼굴 할퀴고 사라집니다.

한 나절 뭉친 눈은 그네 얼굴
누구도 없는 한 밤중 뭉친 눈은 당신 몸
그네 얼굴 몸 맞추고 돌아서 흘린 눈물
가슴에 받아 검은 숯에 스며들어
해질녘 구름에 가린 태양 같은 눈썹 그립니다.

오지마세요 잡지마세요
말 없는 소리 동공(瞳孔)에 나타나 거부하는 몸짓에
검은 숯은 그네 눈동자 그리지 못하고
당신 코와 입 그리지만
움푹 파이기만 하고 검은 눈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살짝 파이지도 못한 그네 눈동자
그리려 해도 그리지 못하게 하는
당신 거듭 부정하는 몸짓에
대낮 구름에 가린 달 같은 눈썹에서 흘러내린 눈물
당신 커다란 검은 눈동자 그립니다.

당신 얼굴 말없이 떨어져 나간
햇빛 쏟아지는 오후
못내 아쉬움에 떨쳐버린
당신 아름답고 고은 하얀 육체
다음날 내 눈사람 만들 때 두 팔
만들어 주면 내 눈동자도 그릴 수 있다고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다시는 만들 수 없는 그네 긴 두 팔 그리고 짧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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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순섭 시인님
새해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송년회때는 무사히 귀가 하셨나 걱정 많이 하였답니다
" 두팔 달린 눈사람 "
재미있고 묘한 감성을 담고 있습니다
눈 사람의 정기가 심장과 혈관이 순환하고 숨쉬는 눈사람은
감정까지도 교감하며
성 을 불문하고 사랑의속삭임으로 완성을 추구하니
아픈 상처들은 완성의 아름다움에 뭍혀질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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