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압사 사건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2,132회 작성일 2007-07-04 13:34본문
淸 岩 琴 東 建
하루 쉬고 일터로 향하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일이 많고 적음을 떠나 삶의 한자리가
되어버린 미화원의 하루는 어제의 흔적을
지우는 보람이랍니다
잔 반 통에서 부패한 음식물에
생명을 끈 이으려는 파리들의 사투는
인간보다 다급한 삶을 살아갑니다
알에서 구더기 파리로 변태 하는 과정
그들에게는 목숨보다 더 값진 일이었나 봅니다
바글바글 꼬물꼬물 구더기의 움직임
쌀을 뿌려놓은 듯 희고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에
수거차량에 생명을 태우고 떠납니다
들려오는 생명의 비명이 귓전에 맴돌며
꽃피우지 못한 생명 아쉬움 되어 남습니다
새로운 생명 됨을 노래했건만
구더기는 파리의 꿈을 접은 체
이슬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일과 후 작업복을 벗는 순간
뚝 떨어지는 작은 생명 한 마리
잔 반 통 수거 때 머리 위에 떨어져
내 등판에서 동거를 했나 봅니다
숨 막히는 울 부 짖음과 용광로 같은
등 짝에 압사한 작은 생명 하나
결국 살인자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습니다
이슬처럼 사라진 구더기에 명복을 빕니다
2007년 7월 3일 作
댓글목록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구더기의 명복을 빕니다. ^^
다음 생에는 구더기로 나오지 말고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바래 봅니다.
요즘은 살생하는 것이 싫어서 구더기는 빗자루로 쓸어모아 흙 위에 뿌리고,
쥐는 잡아서 길 건너 개울가에 풀어놓아 그곳에서 살라고 합니다.
지금도 이라크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있으니 참 험악한 세상입니다.
이 세상에 평화를~
이미순님의 댓글
이미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운 생명 됨을 노래했건만 구더기는 파리의 꿈을 접은 체
이슬처럼 사라지고 마는게 구더기의 숙명인가 봅니다
짧은 시간 야속해도 그래도 아직 더 살아야 할 세상 인연이라면
구더기가 파리로 남아 우리에게 사랑 받지 못하더라도 함게 공유 하리라 봅니다
좋은 글 머무르다 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각만 해도 징그럽지만... 불쌍하다고 해야하는거죠?
한낱 미물에도 시상의 정을 주시는 시인님을 존경합니다.
장마철 더위에도 건강하십시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의 일상 생활도 구더기와 같을 수 있지요
세상사 뜻데로 되는게 얼맘나 될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정이 많으신 분인가 봅니다.ㅎㅎㅎ
어려운 일과에서 잊지 않으시는 유모어가
시인님의 넉넉함을 알게 합니다. 승리 하소서. 늘,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금동건시인다운 글이십니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지요 구더기는 철학도 없는데 ㅎ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을 고스란히 시어(詩語)로 풀어내셨네요...
잔잔한 감동이 입니다.
오늘도 더운 날 힘내시구요.. 홧팅!!!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우님 고맙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찌푸등한 장마에
건강가득 행복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