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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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825회 작성일 2016-11-16 23:04본문
아버지의 손
김혜련
그때 처음 알았다
두 손에 손금보다
하얀 반창고가 더 많은 사람이
아주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을
무심한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꽃샘추위로 얼어붙은 논에서
봄을 일구는 삽질을 하다가
무거운 삽을 놓기보다
심장을 놓아버린 아버지
종합병원 응급실 차가운 침상 위에서
심장 전기 충격기에 온몸을 맡기고
살아생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괴력의 점프를 즐기며
수업하다 말고 황급히 달려간
내 눈물샘을 부산하게 만들었다.
아아, 아버지
매일시장 한 귀퉁이에서 칼갈이를 하며
불혹이 넘도록 백수인 아들에게 용돈을 바치며
꽁초를 주워 피우시던 아버지
아버지의 두 손 마디마디에는
하얀 실국화가 제철 맞은 가을처럼 만발해 있었다
실국화 꽃잎 사이사이 굳어진 핏자국은
가을 풀벌레처럼 처량히도 울었다
못 볼 것을 본 내 두 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련한 아버지의 상이
가슴을 울컥하게 적십니다
뭇아버지들의 또다른 자화상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저의 친정 아버지께 안부 전화라도
올려야 될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누구나 아버지는 계셨거나 계시죠?
가을이 깊어가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슴을 후벼파며 생각나네요.
정경숙 님, 아버지께서 살아계신다면 잘해드리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모의 사랑에는 무게를 달 수 없겠지요
오로지 자식을 향한 마음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국화향을 따라 좋은 곳에서 영면할것 이라 생각되며
애틋한 부모의 사랑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반갑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무게로 달 수 없다는
김 시인님의 말씀이 깊이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혜련 시인님 안지가 1999년이니 벌써 17년 지났네요. 그중에 그 세월동안 세번 뵌듯 합니다. 그 세월속에 주위에 많이들
돌아갔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근호 발행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건강하게 잘 계시죠.
무게를 달 수 없는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