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 옆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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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849회 작성일 2007-11-25 17:42본문
우리 만나면 남산에 케이블 카 타러가요
그곳엔 소월길이 있습니다.
소월 길 걸어 내려와 버스 타고 영월에가 밭에서 사과를 먹어요.
맨손으로 정성들여 여러 번 돌려 깨끗이 닦아 드리니
그대도 그리 길지 않은 손톱일랑 사과 몸 찌르지 않고 조심히 사과 닦아
그대 볼에 한 번 갖다대고 건네주세요.
밭에서 먹는 사과는 맛있습니다.
그대의 삶이 사과를 앞에서 끌고 있다면
나는 뒤에서 사과를 밀고 있겠습니다.
우리 만나면 이상 문학상 시상식에서 빠져나와 가까운 창경원에 가요
그곳엔 동물원은 없지만 우리의 작은 연못가 동물원이 있습니다.
벚꽃 나무도 있지요.
그 옛날 그대와 처음 만나 창경원에 간 날 떨어진 벚꽃 주어모아
마음의 가느다란 실 끝 부풀어 오르지 않게 침으로 발라 벚꽃 목걸이 만들어
그대 가는 목에 걸어준
동물원 옆 연못가가 있습니다.
그날 그대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요
바람 불어도 떨어지지 않는 목걸이에서 흔들리는 벚꽃을 얇은 입술로 물고
고개 숙인 채 처음 만남이 쑥스럽다며 짧은 눈물 흘린 그대였습니다.
그대가 창경원에서 사슴을 몰고 온다면
나는 눈썹 긴 낙타를 몰고 오겠습니다.
우리 만나면 종로 2가 뒤 골목길 여관으로 가요
그곳은 청진동 현대여관은 아닙니다.
여관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으로가 안내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대의 가슴에 졸라 매어 숨겨둔 아름다운 詩魚가 나뒹구는 하얀 침대 시트 위
지금은 소용돌이 쳐 내뱉은 누런 흔적은 없지만
창경원에서 나와 불란서 문화원 지하 영화관 어두운 곳
그대 투명한 하얀 손잡고 본 불란서 영화 제목은 뛰쳐나와
공간 사랑(舍廊)에서 작은 공간 차지한 그대 흘린 눈물다운 아름다운 詩魚가 있습니다.
우리 만나면 명동성당 지하 동굴 성모상에 가요
그곳은 자정에 만나기로하고 바람을 맞힌 곳 입니다.
상물 판매소에서 작은 유리잔 촛불 두 개 사
마음의 성냥 꺼내 그대의 촛불에 부치고
그대는 눈물 꽃 불꽃 되어 되살아난 불씨로
내 촛불에 부치어 눈 비 맞아 더욱 굳어진
나무기도 틀 위에 무릎 꿇고 올려놓습니다.
이제 두 눈 감은 눈 뜨고 지하 고백소에 가야만 합니다.
좌측에 있는 불 꺼진 고백소에 그대는 들어가고
나는 우측의 고백소에 들어갑니다.
우리 삼십 분 후에 고백소에서 나와 일년 후 우리가 만날
유아 방 에서 만나기로해요
그곳엔 소월길이 있습니다.
소월 길 걸어 내려와 버스 타고 영월에가 밭에서 사과를 먹어요.
맨손으로 정성들여 여러 번 돌려 깨끗이 닦아 드리니
그대도 그리 길지 않은 손톱일랑 사과 몸 찌르지 않고 조심히 사과 닦아
그대 볼에 한 번 갖다대고 건네주세요.
밭에서 먹는 사과는 맛있습니다.
그대의 삶이 사과를 앞에서 끌고 있다면
나는 뒤에서 사과를 밀고 있겠습니다.
우리 만나면 이상 문학상 시상식에서 빠져나와 가까운 창경원에 가요
그곳엔 동물원은 없지만 우리의 작은 연못가 동물원이 있습니다.
벚꽃 나무도 있지요.
그 옛날 그대와 처음 만나 창경원에 간 날 떨어진 벚꽃 주어모아
마음의 가느다란 실 끝 부풀어 오르지 않게 침으로 발라 벚꽃 목걸이 만들어
그대 가는 목에 걸어준
동물원 옆 연못가가 있습니다.
그날 그대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요
바람 불어도 떨어지지 않는 목걸이에서 흔들리는 벚꽃을 얇은 입술로 물고
고개 숙인 채 처음 만남이 쑥스럽다며 짧은 눈물 흘린 그대였습니다.
그대가 창경원에서 사슴을 몰고 온다면
나는 눈썹 긴 낙타를 몰고 오겠습니다.
우리 만나면 종로 2가 뒤 골목길 여관으로 가요
그곳은 청진동 현대여관은 아닙니다.
여관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으로가 안내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대의 가슴에 졸라 매어 숨겨둔 아름다운 詩魚가 나뒹구는 하얀 침대 시트 위
지금은 소용돌이 쳐 내뱉은 누런 흔적은 없지만
창경원에서 나와 불란서 문화원 지하 영화관 어두운 곳
그대 투명한 하얀 손잡고 본 불란서 영화 제목은 뛰쳐나와
공간 사랑(舍廊)에서 작은 공간 차지한 그대 흘린 눈물다운 아름다운 詩魚가 있습니다.
우리 만나면 명동성당 지하 동굴 성모상에 가요
그곳은 자정에 만나기로하고 바람을 맞힌 곳 입니다.
상물 판매소에서 작은 유리잔 촛불 두 개 사
마음의 성냥 꺼내 그대의 촛불에 부치고
그대는 눈물 꽃 불꽃 되어 되살아난 불씨로
내 촛불에 부치어 눈 비 맞아 더욱 굳어진
나무기도 틀 위에 무릎 꿇고 올려놓습니다.
이제 두 눈 감은 눈 뜨고 지하 고백소에 가야만 합니다.
좌측에 있는 불 꺼진 고백소에 그대는 들어가고
나는 우측의 고백소에 들어갑니다.
우리 삼십 분 후에 고백소에서 나와 일년 후 우리가 만날
유아 방 에서 만나기로해요
추천4
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인님의 그대는 누구일까요?
삼라만상의 오묘한 조화와 인간의 성결한 사랑까지도
천주님을 향한 깊은 믿음속에 귀속시키시는 시심을 우러러볼 따름입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측에 있는 고백소...
참 좋은 곳 같아요 ^^
일년뒤 예쁜 아기와
유아방에서 만나시려는
행복한 시인님...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년 후 우리가 만날 유아 방 에서 만나기로 해요."
일년 뒤? 아니면, 몇 달 뒤?
난해하네요.
그래도, 긴장감 하나는 짱이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이순섭 시인님의 글에는
묘한 사유들이 숨겨져 있어요.ㅎㅎㅎ
퍼즐을 맟추듯
끼어넣어 보면, 이젠 내가 퍼즐의 그림이 되어 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