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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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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101회 작성일 2008-03-06 13:37

본문

흔들리는 집


                                                                  이 월란



언제부터였을까
노인성 백내장으로 한쪽으로만 보시던 내 아버지
버릇처럼 한쪽 손으로 회백색으로 흐려진 수정체를 가리시곤
뗏다 붙였다 뗏다 붙였다
<한쪽으론 정확한 거리측정이 역시 불가능해>
사물을 재어보시곤 하시던 내 아버지
저만치 슬픔이 아른거리며 다가올 때나
이만치 눈물겨움이 그림자처럼 스쳐지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쪽 눈을 가렸다 뗏다 거리측정을 한다
명절이면 표준말을 쓰는 곱상한 남매를 데리고 손님처럼 묵고가던
내 아버지 쏙 빼닮은 배다른 오빠가 문득 고향처럼 보고파질 때
나도 한쪽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삶의 초점을 다시 맞춘다
가까운 것들과 먼 것들이 늘 뒤섞여 있던 내 아버지의 시야 속으로
조심스럽게 걸어들어간다
알뜰히 물려주고 가신, 미워할 수 없는 불손한 유전자를 너머
<나는 당신의 딸입니다> 지령받은 사랑의 형질로
너무 멀어 그리워만지는 것들을
너무 가까워 안일해만지는 것들을
나도 한번씩 내 아버지의 거리측정법으로 파악해 보는 습관
아른아른 멀어진 걸어온 지난 길들은
생의 압력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푸르스름한 눈동자 속에
흔들리는 집을 지어버린 나의 착시였을까
                                       
                                                                  2008-03-05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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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아버지 쏙 빼닮은 배다른 오빠가 문득 고향처럼 보고파질 때
나도 한쪽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삶의 초점을 다시 맞춘다>

<아른아른 멀어진 걸어온 지난 길들은
생의 압력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푸르스름한 눈동자 속에
흔들리는 집을 지어버린 나의 착시였을까>

흔들리는 집...?
어떤 인연의 고리가 고리가 되어
다시 맺히게 되고, 흔들리는 정이 되며 미움이 되는 인연.
아픔이 느껴집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의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갈대와도 같은...

하지만 그런 아픔이 있기에 시인님의 감성과 감각의 개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어려서 아픔이 많았지요.
한 아이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큰 편애...
그래서 생긴 자연과의 대화가
지금의 감성과 감각이 되었나 봅니다.

시인님, 지금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사랑과 존경이 연속되는
집에 사시는 것 아닌가요?
전 그렇게 보여요.
되새김은 조금만 하시고
사랑하는, 존경하는 남편과
길벗이 되는 토끼같은 자녀와 행복의 시간을 조금더 많이 가지심이...
그러고 계심을 알면서도, 내심 샘이 나서요.ㅎㅎㅎ^^*

저를 돌아보게 하는 깊이 있는 글 뵙고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집이 흔들리면 큰일인데....^^^
사랑하는, 존경하는 남편과
길벗이 되는 토끼같은 자녀와 행복의 시간을 보내는 집인데...
주신글 일고 또 읽어 시인님의 깊은뜻 해아리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의 압력에 비틀거리는 시력에 지나온 길들을
뒤돌아 보며 애써 살펴 보려는 시인의 염정이 아름답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작은 우주가 흔들리는 착시를 겪는가 봅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흔들리는 집속에서 꽉 붙잡은 마음은
아픈 파편들이 성숙하여
이제는 보고 싶은 그리운 것들로
머무르는 순간이 되시기를 ....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점 맞춘 눈동자에 어른거린 흔들리는 집이 비쳐옵니다.
흔들리는 집은 움직임을 멈추고 언제까지나 그대로 서있기만
합니다. `흔들리는 집`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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