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목(冬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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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월란
손 닿으면 시릴까 만지지 못해서
가슴 열면 폭풍일까 마주서지 못해서
골신의 진액을 흘러내려
타인의 사계절을 갈수기로 견뎌 온
기도로 모은 손끝 쇠모루 위에서 한마디씩 멍이 들고
심곡에 내린 다림줄 비켜 한걸음씩 옮겨 선
뜨거운 길아래 어둠을 먹고 자라는 핏줄같은 잔뿌리로
무성히도 연명해 온
부르튼 관절마다 애액이 솟아도
두근두근 뛰는 맥박마다 말뚝이 박힌 장목더미로
누군가의 투병거를 짓더라도
오늘을 소중히 짚어낸 어제의 나이테
기억마다 가지런히 감아쥐고
이 봄에도 가지 속으로 꽃벼락을 맞는
당신은, 겨울나무
2008-04-14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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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ake from hibernation and
an annual ring advance in age
동면에서 깨어나고 나이테가
나이를 먹느군요....아름답고 멋진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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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소중히 짚어낸 어제의 나이테, 기억마다 가지런히 감아쥐고
이 봄에도 가지 속으로 꽃벼락을 맞는 당신은, 겨울나무..........
이월란 시인님의 좋은글에 마음 한 자락 살며시 내려놓고 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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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벼락을 맞는
겨울나무 아름답습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동목의 처절했던 지난 겨울의 악몽을 보는 듯 합니다.
그래서 나이테는 하나 더 늘어가겠지만, 그러나 봄은 꼭 오기 마련이지요.
살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꽃벼락은 하나의 작은 선물일 뿐입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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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로 삼은 대상을 철저히 해부하여 그야말로 진액만을 우려내어
언제나 가슴 뭉클한 감동이 절절히 배어나는 이 시인님의 시향!
동목같은 당신은 누구실까? 어쩌면 부모님일 수도, 사랑하는 부군일 수도, 아니면 종교적 대상일 수도 있겠지요.
고윤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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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 아름답습니다,멋진 시 잘 감상했습니다..
시인님의 깊은 시향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