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그리움의 제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355회 작성일 2008-06-18 13:21

본문

그리움의 제국


                                                                                                                                                            이 월란



사람들은 다 하늘의 별 같아서, 하룻밤 새 반짝하고 사라지는 별 같아서 마음 다 가진 듯 별꽃처럼 피었다 사라져. 그립다는 것은 번개처럼 보였다 사라지는, 두 눈이 번갈아 저지르는 착시인 줄 알았던거지. 그립다는 것은 한 시절 피었다 저버리는 저 간사한 꽃 같아서 마음이 걸어오는 수작인 줄만 알았던거지.


저 산 너머엔, 저 별 너머엔 그리움의 나라가 세워져 있을거라고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들은, 멀어진 것들은 모두 그 그리움의 나라로 생을 반납하고 투항해버린 난민들의 수용소일거라고. 저 사차원의 귀퉁이 어디쯤에서 반군의 우두머리들처럼 모반의 세월을 연명하다 연명하다 우릴 한번씩 염탐해 오고 공격해 오는 몹쓸 염병같은 거라고. 천진한 아이가 현실의 사립 밖에서 흙장난을 치다 걸려버린, 목숨을 앗을지도 모르는 파상풍같은 거라고.
 

글쎄, 그 멀뚱한 눈의 착시가, 그 간사한 반란군의 나라가 나도 몰래 나를 다녀간 완리창청같이 길게 이어진 타인들의 발자국이었다면 보기좋게 속은거야, 난. 아름다운 타짜꾼들이 넘쳐나는 세상일 줄이야. 고알이라도 해서 뿌리채 뽑아버리고 싶지만 접수창고는 없어, 저 그리움의 나라엔. 내가 왕이 되기도 노예가 되기도 했던 그 나라엔 국경 줄줄이 녹지 않는 빙화가 은화처럼 만발하고 환절의 문턱마다 새로 상영되는 영화 포스터처럼 기억 속의 서러운 얼굴들 하나같이 웃고 있는 그들만의 철책 높은 낙원인데.


그 시린 영토에도 매일 해가 뜨고 매일 해가 진다는 것이야. 해지면 시리고 해뜨면 뜨거워 허물어도 번성하는 사막의 한랭지. 그 허망한 제국의 건국신화 속엔 왕이며 노비인 내가 일등공신이래지. 눈물의 조공을 갖다 바치는 속국의 사신처럼 늘 비굴해지진 말아야지. 버리고 온 것들에게 오히려 붙들려 포로로 살아도 결코 독립을 꿈꾸진 못한다고.


아름다운 전투를 위해 슬픔의 갑옷을 입고 고독의 창을 던지며, 황제같은 이별 한 분 또 추대해 놓은 내 머리 위로 하루해가 또 졌다는 건 언젠가는, 그리움같은 건 시퍼렇게 죽고 없다는 그 바다에 닿을 마르지 않을 강줄기 하나 파헤쳐 보는 일이 아니었는지. 유성처럼 내린 빛 사이 사이 세워진 푸른 감옥 속에서 착고 채워진 발목을 달래는 일이 아니었는지.

                                                                                                                                                        2008-06-17

추천5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셨는지요... 서울엔 장마가 시작됐답니다.
오랜만에 시를 접해보는군요. 감명도요...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 대단하신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잘 뵙고 갑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의 모든 감성 중에 그리움이 가장 빛나는 보석 감성일것 같습니다.
그런 그리움을 두 눈이 번갈아 가면서 저지르는 착시 현상으로 풀어내시는
이 시인님의 깊은 시심이 부럽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3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80
틈새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8 2008-01-01 7
379
속 빈 여자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2008-04-17 7
378
빗물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2008-07-08 7
37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2007-01-24 7
376
산그림자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2008-01-05 6
375
봄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2008-04-21 6
374
연애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5 2008-08-04 6
373
눈(雪)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2008-01-26 6
372
흔들리는 집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2008-03-06 6
371
의족(義足)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4 2007-02-04 6
370
태양꽃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2008-05-14 6
369
배란기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2008-04-25 6
368
사람의 바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2008-04-26 6
36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2008-03-12 6
36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2008-01-15 6
365
미음드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2 2008-04-29 6
364
눈꽃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2007-12-23 6
36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0 2008-03-13 6
36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4 2008-10-17 6
361
그리고 또 여름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8-07-03 6
36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2008-03-16 6
35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8 2008-04-14 6
358
꿈꾸는 나무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2008-05-30 6
35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2007-12-28 6
356
광녀(狂女)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2008-02-27 6
355
동목(冬木)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2008-04-15 6
35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2008-08-22 6
353
나를 건지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2008-02-08 6
35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2008-03-18 6
351
그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2008-05-05 6
350
혓바늘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4 2008-07-29 6
349
곱사등이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2008-01-03 6
348
춤추는 노을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2008-04-18 6
347
죄짐바리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1 2008-06-02 6
346
목소리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2 2008-01-04 6
34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6 2008-01-24 6
34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 2008-05-07 6
343
분수(分水)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 2008-05-09 5
342
부메랑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3 2008-07-12 5
341
탑돌이 댓글+ 1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2007-02-22 5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