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쇼핑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02회 작성일 2008-07-30 11:59

본문

쇼핑


                                                                                                                                          이 월란
 


나를 사러 간다
나는 세상 곳곳에 파수병처럼 진열 되어 있다. 때론 이제 막 지상에 파견된 천사의 옷을, 때론 할로윈 복장같은 섬뜩한 악령의 옷을, 때론 아직 눈뜨지 못한 신생아의 배내옷을, 때론 주머니가 잔뜩 달린 눈부신 수의를 입고 있기도 한다.


나를 사러 간다
명품도 싸구려도 아닌 중저가의 몰로 간다. 나는 중년이며 중산층이다. 이 어중간한 넉살은 고가로도, 저가로도 감당이 안된다. 간이 부어 고가를 고른다면 석달 열흘 쪼들릴 것이며 간이 졸아 저가를 고른다면 온집안은 애물창고가 될 것이다. 정찰 가격을 명찰처럼 달고 진열되어 있는 가능성들 사이로 마네킹이 되어 걸어간다. 내가 값을 지불한다고 해서 언제든 나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피스같은 인간에겐 내 아랫배가 너무 튀어나왔을 수도, 바지같은 인간에겐 내 다리가 너무 짧을 수도, 선글라스같은 인간에겐 내 코가 너무 낮을 수도 있다.

 
나는 많이 속아 왔다.
내가 되고 싶어하는, 결코 내가 될 수 없는 나처럼 생긴 분신들에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장한 타인의 분신들에게. 나의 생신(生身)은 서둘러 길을 잃어버리고 명품을 복제한 가짜들의 진열대 위에서 하루종일 넋 놓고 앉아 있는 나의 실체를 보기도 한다. Sale, Sale, Sale, Sale, 세상은 손해보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빈민구제 하듯 빅세일의 광고로 덫을 놓지만 인생에는 에누리가 없다는 것을 난 진즉에 알아봤어야 했다.
 

나는 지쳐가고 있다.
팔두신의 미끈한 마네킹 하나가 육신처럼 속살을 드러내고 느슨해진 팔다리를 넋처럼 흔들며 세상을 끌고 가고 있다. 왼종일 다리품을 팔고도 나는 빈손이다. 매나니 두 짝 기어코 두 눈에 지문처럼 새겨 둘지라도 오늘, 나를 사고 싶다. 암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지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기도 하는 나를......

                                                                                       
                                                                                                                                      2008-07-29 

추천5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흥관님의 댓글

김흥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숲길을 걸으면"에서 첫 인사 글을 남겼는데 보셨는지...
거의 매일 한 편씩 작품을 올리시는(그런 삶에 묻혀 지내시는) 이월란 시인님이 행복해 보입니다.
'나를 사러 간다' 면 시인님의 복제된 가짜명품 하나를 몰래 사고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저는 '나를 팔러 간다' 고 귀엣말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중년의 고단하고 지친 삶에서
일탈을 꿈꾸는지도 모릅니다. 행운이 있으시기를...
늘 건필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총총.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만치 않은 세상입니다
말이 세일이지 그거 세일입니까...
나를 사러 쇼핑하러 가신 시인님의 마음은 저의 마음과도 같네요
더운날 건강조심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3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80
은혜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2008-07-18 7
379
눈 오는 날 1, 2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2008-02-19 7
378
버뮤다 크루즈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2008-04-07 7
37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2008-05-17 7
37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2008-03-12 6
37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2008-01-15 6
374
미음드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2 2008-04-29 6
373
눈꽃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2007-12-23 6
37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0 2008-03-13 6
37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4 2008-10-17 6
370
그리고 또 여름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8-07-03 6
36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2008-03-16 6
36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8 2008-04-14 6
367
꿈꾸는 나무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2008-05-30 6
36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2007-12-28 6
365
광녀(狂女)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2008-02-27 6
364
동목(冬木)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2008-04-15 6
36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2008-08-22 6
362
나를 건지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2008-02-08 6
36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2008-03-18 6
360
그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2008-05-05 6
359
혓바늘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4 2008-07-29 6
358
곱사등이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2008-01-03 6
357
춤추는 노을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2008-04-18 6
356
죄짐바리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1 2008-06-02 6
355
목소리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2 2008-01-04 6
35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6 2008-01-24 6
35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 2008-05-07 6
352
산그림자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2008-01-05 6
351
봄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2008-04-21 6
350
연애질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5 2008-08-04 6
349
눈(雪)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2008-01-26 6
348
흔들리는 집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2008-03-06 6
347
의족(義足)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4 2007-02-04 6
346
태양꽃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2008-05-14 6
345
배란기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2008-04-25 6
344
사람의 바다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2008-04-26 6
343
진실게임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2008-04-28 5
342
詩똥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0 2008-05-17 5
341
노을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2008-06-27 5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