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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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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367회 작성일 2007-06-07 00:32

본문

            어느 시인의  바램


                                청운 / 현항석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창문을 열면, 묵향의 은은한 바람이
볼을 간지럽혔으면 합니다.


사람 많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땀 냄새가 아닌 굵은 연필의 흑연 냄새가
진동하여 코를 자극하였으면 합니다.


오갈 때, 길 모퉁이의 들풀을 보면
가만히 한참을 보고나서 제일 먼저
종이와 볼펜을 만지작거렸으면 합니다.


싸워도 칼이 아닌 붓으로 싸우고
노래도 목소리가 아닌 글로 불렀으면 하고
먹어도 배설은 향기로운 글로 하였으면 합니다.


잠을 잘 때, 꿈을 꾸어도
글과, 붓과, 볼펜과, 종이와 연필과 묵향이
어우러지는 꿈을 꾸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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