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겨울이 좋았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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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815회 작성일 2010-05-05 11:39본문
여름보다 겨울이 좋았던 까닭은
이 순 섭
엄마
작은 손수레 밀고 가는 것 보다 머리에 이고 가는 게 편하지요
그래서 작은 체구에 목이 짧은 엄마
내려가는 길
숨이 턱에 바치게
집집마다 배달하고 이따금 길 가던 사람 사 마시는 농축된 음료
밀고 올라오는 아줌마
엄마
끝에까지 왔나 봐요
석간신문 사라진 새벽 신문배달
어느 부모님 대신 눈 내려 길에 쌓인 날
청년이 타는 자전거 뒤 바구니에 담긴 우유배달
우유팩 · 우유병이 몇 개나 되겠어요.
아줌마 내려가는 길
밀지 못하고 당기고 있네요.
늘어난 고무줄 다시 제 위치로 오는 시간만큼이나
잡아당기는 힘에 의지해 속도 줄어
힘에 바친 호흡 따라 올라오는 차 쌩쌩 달려요.
내려놓는 무게만큼이나 가벼워지는
바구니나 리어카 같은 빈 공간
손에 가까이 다가올수록 채워져 없어져야
정해진 시간이 끝나는 꿈같이 어려운 시절
엄마
얼굴 흔적 가린 머플러 겨울바람에 차갑게 느껴집니다.
여름에도 소매 긴 옷 입고 겨울에야 제 모습대로 이어진
육체의 유전이 흘러들어
반바지 무척이나 싫어 피할 만큼 피하고
여름에 체육복 바지 위에 교복 바지 입고 등·하교하는 길목
차라리 겨울에는 내복 대신 따뜻했답니다.
이 순 섭
엄마
작은 손수레 밀고 가는 것 보다 머리에 이고 가는 게 편하지요
그래서 작은 체구에 목이 짧은 엄마
내려가는 길
숨이 턱에 바치게
집집마다 배달하고 이따금 길 가던 사람 사 마시는 농축된 음료
밀고 올라오는 아줌마
엄마
끝에까지 왔나 봐요
석간신문 사라진 새벽 신문배달
어느 부모님 대신 눈 내려 길에 쌓인 날
청년이 타는 자전거 뒤 바구니에 담긴 우유배달
우유팩 · 우유병이 몇 개나 되겠어요.
아줌마 내려가는 길
밀지 못하고 당기고 있네요.
늘어난 고무줄 다시 제 위치로 오는 시간만큼이나
잡아당기는 힘에 의지해 속도 줄어
힘에 바친 호흡 따라 올라오는 차 쌩쌩 달려요.
내려놓는 무게만큼이나 가벼워지는
바구니나 리어카 같은 빈 공간
손에 가까이 다가올수록 채워져 없어져야
정해진 시간이 끝나는 꿈같이 어려운 시절
엄마
얼굴 흔적 가린 머플러 겨울바람에 차갑게 느껴집니다.
여름에도 소매 긴 옷 입고 겨울에야 제 모습대로 이어진
육체의 유전이 흘러들어
반바지 무척이나 싫어 피할 만큼 피하고
여름에 체육복 바지 위에 교복 바지 입고 등·하교하는 길목
차라리 겨울에는 내복 대신 따뜻했답니다.
추천3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여름이 얼마나 아픈 고통이었을까요.
그러나 소망을 가슴에 두면
바퀴의 구름처럼 마음이 가벼웠는지도 모르지요.
우리들 가슴에도 늘 계절에 맞지않는 삶이 들어 앉아 있지요
그 체육복 바지 처럼..ㅎㅎ.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모정과 추억으로 가슴을 자극합니다
이제는 노모로 기력이 쇠하신 엄니를 생각하면서...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체육복 옛 추억에 잠겨 봅니다
훌륭한 詩 *여름보다 겨울이 좋았던 까닭은*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