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향기 피우다

              김경희

너는 언제부턴가
나의 사랑을
받고 싶었구나
오래 사랑받기 위해
한꺼번에 피우지 않고
하나씩 꽃잎을 피워도
눈치채지 못했던 나에게
온신의 힘을 다해
진한 사랑의 향기를
뿜어대고 있었구나

오늘 아침
베란다 문 틈새로
솔솔 풍겨오는 진향
문을 열었을 때
강열하게 달려드는
너의 시선!
너의 연정!
난 미처 몰랐구나

이제부터
마지막 꽃봉오리
다 피울때까지
홀로 서러웠던
사랑의 갈증
단물로 가득 채워주리라
너의 향기에
흠뻑 젖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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