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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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억새풀>
김혜련
가을의 전령사 천관산의 억새풀이
관광객들의 등살에 죽을 지경이라며
올가을에는 만사 제쳐두고 내 머리에 와서
조용히 한 세월을 보내고 싶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답장을 미루고 며칠째 고민 중이다
일주일 전 왕지지구 페인트 가게 정 사장한테
비싸더라도 최대한 오래가는 신개념 검은 페인트로
칠해달라고 웃돈까지 찔러주며 예약해 놓은 상태다.
십 년은 더 젊어 보일 거라는
정 사장의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도
사실 나는 아직 억새풀 휘날리며
살 자신이 없다.
그으름 같은 어둠이 발바닥에 밟히는 이 저녁
보름달을 불러 내 마음을 대신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돌아서는데
어쩐 일인지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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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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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항상 오늘 이라는
현재에 머물지만
시간을 보내고 세월을 보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자연인 우리들입니다
삶의 생과 사가
신의 운명속에 놓여있는 있지요
그것이 하늘의 이치가 아닐까 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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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생과 사가 신의 운명속에 놓여있다는 말씀 맞네요. 억새풀은 흰머리를 표현한 것입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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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 어이할 수 없는 자연의 색상이지요
그래도 물 들이면 훨씬 젊게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허전한 마음 염색이라도 해서 돌이켜 봅시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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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님, 안녕하세요? 염색도 부지런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