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po/poetnovel0612.gif)
![](http://mundan.cafe24.com/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못다 핀 꽃
십여 년이 흘러도 나무는 나무다.
꽃은 꽃이 아니다.
그 봄 지난 이 봄에 철쭉꽃 봉우리가 졌다.
가지 치지 않은 나무는 높게만 올라간다.
마주선 철쭉꽃 나무
봄이 지나도 꽃이 피지 않는다.
봄이 달아나 버렸다.
잘난 채 표시하는 봄이 없기에 봉우리는 피지 않는다.
꼭꼭 숨은 수술과 암술
봄비가 오기 전 햇빛에 말라 시들어 죽어간다.
못내 아쉬움에 눈뜬 길목에서 집안 마당을 바라본다.
집 주위 집들은 헐어서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죽거나 뽑은 나무자리에 심은 나무는 나무가 아니다.
꽃이 피기 전 봉오리를 숨긴 나무이다.
그나마 건너편 철쭉꽃 나무는 뿌리 윗부분만 꽃이 폈고
하늘 가까운 나뭇가지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배어버린 목련꽃 나무 밑동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못다 핀 꽃을 노래한다.
해 숨은 새벽녘 불 밝힌 곳에 의자를 옮겨 와 앉는다.
어둠은 말이 없다.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숨기고 바라보는 곳
귀걸이는 하나가 아닌 수술과 암술 마냥 한 쌍식 늘어져서
귓불 숨은 구멍 자리를 기다려 못다 핀 가지치기를 기다린다.
추천0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http://mundan.cafe24.com/gnuboard/img/no_profile.gif)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지금의 현실은 꽃봉우리가 나기도 전에 싹뚝 꺽이는 세상으로 변하고 말았지요
꽃과 현실의 비유를 통해 세상의 비판을 견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http://mundan.cafe24.com/gnuboard/img/no_profile.gif)
계절을 잃어버린 꽃들
시도때도 없이 피는꽃들이있는가 하면
제때피지못하고 죽음을 향하는나무도 있지요
비현실히 현실화되어가는현상
잘린 나무에서싹이나고
아직 못다핀꽃들은 흔적을 남기지만
사람은 끝내 모른다는제스처로 말이사라질뿐입니다
위기대처법처럼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