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의 歷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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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의 歷史
껌은 단물이 빠져 나갈 때까지 씹는 것이다.
질겅질겅 껌 씹는 소리에 놀라
어머니는 양은대야에 얼굴수건과 지금 이 세상
어디에서도 구경 못하는 내 하얀 면 팬티
연탄구멍 위에 올려놓고 삶으셨지
양잿물 넣었는지 부글부글 끓는
작은 기포 터지는 소리에 놀라
가까스로 합격한 95점 커트라인에 가슴은
살 떨리게 벌렁벌렁했지
껌 씹는 소리 한다는 핀잔에
얼굴은 붉어져 뜨거운 공기에 날아가
씹던 하얀 색 껌이 싫증나
붉은 크레파스 잘라 함께 혼합해 씹으니
한 번도 불 밝히지 못한 양초냄새가 났지
기다리던 시간 전에 실행할 거야
내 오른손에 붉게 타올라간 담배 피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줘
쓰디쓴 소주잔 입속으로 넘기는 모습을 찍어줘
어머니는 놀라지 않지만 아내는 놀라겠지.
歷史가 뒤바뀌었다고
껌의 역사가 바꿨다고
입은 나두고 밑구멍으로 쳐 먹었어
놀라라!
1초는 길 구나 1분은 더 길 구나
버둥대는 끝을 의지하고 모든 것 끝난 나는
어쩔 수 없었어
단물이 다 빠져나갔으니까
누가 먹었는지 몰라 어느 누군가 먹었겠지
역시 삶은 얼굴수건 말려 얼굴 닦으니
부들부들 부드럽네.
하얀 면 팬티 입으니 나오는 것 모두 감추어주네
껌의 歷史는 다 씹은 껌 버리지 않고
담배연기에 절은 방 벽지에 붙였다 잊은 듯
굳은 껌 떼어내 다시 씹을 때
다시 이루어지는 거야
불편해도 상냥한 말 어떤 반응 보이든
전하고 끝난 시간 뒤집어 쓸 수 있는
하얀 A4 용지 조금 찢어 입에서 뱉은 단물 빠진
껌을 곱게 싸서 버릴 거야
담배연기에 바랜 누런 벽지에 꽃핀 꽃잎이 바르르 떨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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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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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껌을 씹고 그리했던 추억이 있지요
벽에 붙였다 다시금 재사용 했던.....
일상적인 껌을 통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회적 비판으로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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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섭 시인님!
시사문단 대선배님으로써
첫 장을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창작의 기품있는 열정 고개숙여 고마움 마음 전 합니다
참 문인의 길을 걸어가시는 모습 존경합니다
삶거나 씹는것은 죽음의 경지를 생각해봅니다
새롭게 태어나 백옥이 되고
단물이 빠져야 원천적 맛을 찾을 수 있지요
지금 모두가 힘들지만 이 과정을
지나고 나면 버릴건 버리고
말끔이 새부대에 새포도주 담을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좋은 작품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