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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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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응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1건 조회 1,319회 작성일 2006-04-15 01:19

본문

골 목 길

                            東川 / 윤응섭

(1)

그렇게,
마지막 골목을 접어들 적에
그 사막과도 같은 적막속에서...
어디선가 이제 막 젖뗀 아기의
울음소리....
들었다

그리고
심장 속같이 어두운 그 골목어귀에는 언제나처럼
그녀의 모습이 있었다

날카롭게 창을 세운,
담쟁이 덮인 담장아래...

언제나,
그 골목 끄트머리에는
더 이상 높을 수는 없을 것같은,
아흔 아홉 계단......

다시 그 계단 앞에 서서,
잊혀진 친구를 찾는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듯이

(2)

그날 밤 그곳에는 세 여자가 있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고 있는 줄 몰랐던 여자
사랑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사랑하지 않았던 여자
사랑하지 않았지만 함께일 수 밖에 없었던 여자

또 다시 하루밤이 지나면서
그 단절의 음험한 음모는 그렇게 시작되고,

모두는
끝 모를 골목길 앞에서
각자의 망각을 마주보고 섰다

그리고 미친듯이 달려온
그 골목의 끄트머리에서...
다시금 마주보게 되는 아흔아홉의 계단

깊디 깊은 어두움,
시리도록 푸른 심연.......
우린 서로를 그렇게 잊고 있었다

(3)

그 밤이 끝나갈 즈음
새들은 마치 그리이스의 신들처럼
크게 날개짓하고 깨어나고,

어느 여인숙 처마밑에서
우리는 밤을 지샌 술꾼 한 명과,
처참한 전쟁의 흔적을 만난다

그 새벽...
두부장사의 종소리에
여신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아흔아홉 계단의 아래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가?

사랑이 죽어버린 황폐한 골목길에,,,,
신화와도 같은 신전을 세우면서

(4)

그 날, 잿빛 여인숙 다락방에..
암흑갈색 새벽이 밝을 때까지,

우리는 검디 검은 잔에..
죽어버린 것들을 퍼담아
하얀 밤과 함께 마셔버렸다

죽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아무런
찬미도 하지 못하면서...

결국은 아흔아홉 계단의,
한구석에 버려져 있던 작은 돌처럼...

그저, 우리의 사랑은....

골목길 가득
스멀 스멀 피어오르던,
회색빛.....

그것이었던가?

2006. 4. 15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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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 옛날 젊은 시절..쓰러지며 마셔대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빛바랜 노트에서 찾아내 올려 봅니다..
그래..나에게 이런 시절도 있었지..하며..

서봉교님의 댓글

서봉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새벽...
두부장사의 종소리에
여신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저는 이 귀절이 참 좋습니다
윤시인님의 고운글 제가 먼져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하셔요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젠가는 기억도 안나지만,
신림동 어느 까페에서,
왜 술을 마셔야하는지는 묻지도 않은 채,
하도 작아서 담배 연기가 빠져나가지도 않던 그 자그마한 창문이 아침 햇살에 갑자기 너무 커져서 왠지 내 몸이 오그라드는 듯 할 때까지 술잔을 통째 입안으로 털어넣던 일이 생각나네요..
지금도 그러고 싶은데..
그럴 사람도 그럴 삶에 대한 치열함도 다 잃어버린 듯하여 몹시도 허허롭네요..
이젠 몸생각하며 마시는 처지가 됐으니..

이글은 시를 쓴다는 생각은 전혀 없이 그냥 마음을 일단을 적어본다고 쓴 산문이라고 생각하고 썼던 글인데..시로 보이기도 하고 소설의 일부로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지요..
 
서봉교 시인님..전*온 시인님..손근호 발행인님..머물러 주심에 감사합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응섭 작가님. 소설이 조금 짧아 지면 수필이고, 수필이 좀 더 짧아 지면 시라 하는데
시와 수필과 소설은 글 짧고 긴 것의 차이가 아니고 시의 형식 수필 형식 소설 형식에 의해서 장르가 나누어 진답니다. 위의 것은 시 맞습니다. 전개 방식이 소설 처럼 긴밀 하게 짜여진 것이 마치 액자에 넣여진 짧은 소설 같다는 느낌 입니다. 시에 위의 소설형식의 상상력 만큼 그 상상력을 집어 넣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면에서 칭찬이랍니다.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근호 발행인님!~감사합니다..저는 수필로 등단이라고 했지만 예전에는 문학장르에 따른 형식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그냥 펜가는 대로 썼었지요..그게 시가 됐던,수필이 됐던,기행문이 됐던..꽁트가 됐던,생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감상문이던,아니면 업무상 필요한 공문이던..
하지만 요즘에는 글쓰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그래도 명색이 수필로 등단한 수필가인데 옛날처럼 형식도 무시하고 마음가는 대로 쓰기가 두려워졌다고나 할까요?..나혼자만이 아니라 이제는 독자라는 상대방이 있기에 책임감도 느껴지고..최소한 수필은 무엇이다..수필은 어떻게 쓰는 것이다..하는 것을 책으로나마 공부를 하고 나서 쓰려고요..그래야 그 수필의 형식에서도 탈피할 수도 있고 제가 생각하고 있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면의 마음을 써낼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혹시 수필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거듭 감사드립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시이면서도 같으면서도 각 연마다 함축미가 끝내주는군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아예, 시쪽 골목길로 들어오시길... ^^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에 대해서 나름대로 흉내는 내보려고 해봤는데..
아직은 부족한 게 많고..어렵더라요..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잡문이나마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그것도 아직은 미숙하지만..ㅎㅎ
김태일 시인님!~감사합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골목길 가득
스멀 스멀 피어오르던,
회색빛...아름다운 추억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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