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과 염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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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998회 작성일 2007-04-14 21:15본문
소금가마 싣고 졸음에 겨운
화물열차 기적 소리에 어머니 이고 가신
찐빵 광주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축축이 내리는 빗방울 찐빵에 묻을 라
비닐 덮는 어머니 손길 너무나 가벼워
멀지 않은 산동네 아들
나무로 만든 고정된 사다리 올라
장독대에서 서부역 바라본다.
등기된 땅 위에 무허가 건물
철거될 날 다가와 좁은 마루 뜯어 낸 날
속살 같은 숨죽인 흙이 숨쉬듯 다가왔다.
잔잔한 허가 난 토지에 지금까지 숨어 살아
못 볼 것 다 보고 이제는 떠나라는 계고장에
설움은 씻기지 못하고 쌓여 힘없는 담장 벽돌
망치로 하나씩 때려 본다.
어머니 항상 지나 다니셨던 염촌교 지나 남대문시장
아들은 어머니와 만난 날 어머니 팔에 걸친
구제품 옷보고 이제야 광명당 시계포로 향했지만
두 달 도 못되어 자유극장도 못 들어가 본 채
낱담배 파는 리어카 카바이드 불에 성냥 없어
담뱃불 붙이고 산동네 집으로 올라간다.
여름 계절 껍데기에 쌓인 거북한 잔해
떨쳐 버리지 못하고
어머니 남대문시장에서 가지고 오신 헌 구두
발에 잘 맞고 가벼워
뒷동산 성황당 평지를 걸어 남 볼까 두려워 작은 돌 언치고
돌아 온 날 아파트 좁은 계단 거미줄은
얼굴 스쳐 신원조회 받으러 경찰서로 향한다.
언제 보았던 가 성황당 자리에 아파트 들어서고
나무 사다리 밑 수세식 화장실에 놓인 나무판
사라진 자리 시립 어린이 방 생겨
생을 등에 업고 태어난 밑 동네로 향하니 뒷집 대문만
눈에 들어오고 넓게 보이던 골목 마당은
새 가슴 만큼이나 좁게 보이던지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소금가마 위 염촌교 구두방들은 줄지어 서서
거리낌 없는 손님 만나 떠날 구두만 긴 호흡하며 잠들어 있다.
화물열차 기적 소리에 어머니 이고 가신
찐빵 광주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축축이 내리는 빗방울 찐빵에 묻을 라
비닐 덮는 어머니 손길 너무나 가벼워
멀지 않은 산동네 아들
나무로 만든 고정된 사다리 올라
장독대에서 서부역 바라본다.
등기된 땅 위에 무허가 건물
철거될 날 다가와 좁은 마루 뜯어 낸 날
속살 같은 숨죽인 흙이 숨쉬듯 다가왔다.
잔잔한 허가 난 토지에 지금까지 숨어 살아
못 볼 것 다 보고 이제는 떠나라는 계고장에
설움은 씻기지 못하고 쌓여 힘없는 담장 벽돌
망치로 하나씩 때려 본다.
어머니 항상 지나 다니셨던 염촌교 지나 남대문시장
아들은 어머니와 만난 날 어머니 팔에 걸친
구제품 옷보고 이제야 광명당 시계포로 향했지만
두 달 도 못되어 자유극장도 못 들어가 본 채
낱담배 파는 리어카 카바이드 불에 성냥 없어
담뱃불 붙이고 산동네 집으로 올라간다.
여름 계절 껍데기에 쌓인 거북한 잔해
떨쳐 버리지 못하고
어머니 남대문시장에서 가지고 오신 헌 구두
발에 잘 맞고 가벼워
뒷동산 성황당 평지를 걸어 남 볼까 두려워 작은 돌 언치고
돌아 온 날 아파트 좁은 계단 거미줄은
얼굴 스쳐 신원조회 받으러 경찰서로 향한다.
언제 보았던 가 성황당 자리에 아파트 들어서고
나무 사다리 밑 수세식 화장실에 놓인 나무판
사라진 자리 시립 어린이 방 생겨
생을 등에 업고 태어난 밑 동네로 향하니 뒷집 대문만
눈에 들어오고 넓게 보이던 골목 마당은
새 가슴 만큼이나 좁게 보이던지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소금가마 위 염촌교 구두방들은 줄지어 서서
거리낌 없는 손님 만나 떠날 구두만 긴 호흡하며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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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 가슴 만큼이나 좁게 보이던지>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소금가마 위 <염촌교 구두방들은 줄지어 서서>
거리낌 없는 손님 만나 떠날 <구두만 긴 호흡하며> 잠들어 있다.
구두도 좀 쉬고 싶은거죠
좋은글 고맙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울역과 염촌교.. 남대문 시장까지...
그 거리의 모습이 훤하게 그려집니다.
시인님의 눈은 바늘끝 보다도 더 예리하신 것 같습니다.
나누고 또 나누어 보이지 않는 티끌에까지
총총히 얹어 놓으신 시심에 늘 놀라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의 봄 되시길 빕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글을읽어보니 옛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사라져 버린 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그 이면을 보시는 시인님의 '시심'을 보고 갑니다.
윤중로에 벚꽃이 아직도 흩날리고 있습니다.
즐거운 봄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