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의 눈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313회 작성일 2007-05-26 17:52본문
잠 속에 기어가려던 두 눈이
서서히 열리는 눈꺼풀에 눈물 뭍이고 다시 살아나 올 때
울려 떨려오는 얼굴 경련 받아주는 이 있어 다행이다.
귓구멍 막힌 달팽이관에 내용 알 수 없는 歌詞 업은 선율이 들려온다.
볼 수 없는 것 간절히 보려고 들을 수 없는 것 들으려 원한 끝에
언젠가 눈과 귀는 하늘로 올라가 땅 내려다본다.
언어순화 걸려있는 우시장에 묶여있는 송아지 큰 두 눈 굴러와
언어에 들어가 순화로 빠져나온다.
가운데 귀 거쳐 온 두 눈꺼풀이 받아준 진동 푸른 신경에 도달해
가로 긴 네모에 송아지 눈 활자로 치면 허겁지겁 야한 동영상이
어미 소 눈에 비쳐져 고삐 풀려 언어를 묶고 순화의 물 마셔 들로 향한다.
느리게 달리는 쇠파이프 쳐진 정글에 갇힌 소들이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다.
여물 앞에 서 있지 않지만 입에서 흘리는 침과 거품이 바람에 날려
고속도로에 야한 동영상 다음에 이메일 주소 다음에 구급차 그 다음에 夜讀을 세기고 있다.
아! 자유 夜讀이다.
찾아보면 간편한 절차가 있는 걸 몰랐다.
119에 구급차 부르고 병원에 입원해 夜讀하자.
일인 실도 아닌 사인용 병실 눈높이보다 높은 곳에 TV가 매달려 움직이지 않고
입 구멍에 밥 대신 동전을 투입해야만 흑백이 짙어진 칼라가 나와 夜讀을 방해한다.
여기서는 언어순화 간판이 없는 곳 TV 주인이 가득 찬 위 속에 동전을 꺼내가는 날
일 년 내내 잠기지 않는 병원 문 빠져나와 우시장으로 가야겠다.
눈이 아파오고 귀가 멍멍하다.
눈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눈알이 아니고 눈썹이다. 귀에 눈썹은 떨어져 나와 들어가지만
두 눈은 들어가지 못해 발 밑으로 떨어져 굴러간다.
겨울 하늘에 눈이 내려 눈썰매 타고 눈썹 싣고 귀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식도로 향해 내려간다.
위액이 뭉쳐있는 위 속에 동전은 보이지 않고 먹지 못하는 두 눈이 맑게 빛나며
눈썹을 눈동자에 흡입해 버린다.
송아지 눈은 어미 소 눈보다 크고 눈물이 더 고여 있다.
어미 소 매어있는 우시장이 장마에 떠내려간 날 송아지는 비 맞고 어미 찾아 야한 동영상
뛰어 넘어 夜讀 거쳐 강물에 잠겨 밑으로 사라진다.
夜讀을 하면 눈이 아파온다. 구급차 불러도 오지 않는 세상에 자가용도 없어
萬病通治 병원으로 오늘 산 TV 들고 걸어 들어간다.
夜讀하지 못하는 밤마다 벽에 쇠사슬 채어있는 병원 TV는 야한 동영상을 보여주지만
오늘 산 TV에서는 우리나라 韓牛가 뛰쳐나와 병원 주차장에 세워진 구급차에 몰래 올라탄다.
밤하늘 별이 비 되어 뜨거운 대지를 적시고 있다.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요일 이른 새벽에 글 뵙고갑니다
고맙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때.. 큼지막한 소의 눈을 바라보노라면 첨벙 빠질 것처럼 느껴져 오래 쳐다보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온갖 생각을 품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 비하면 얼마나 순수한 눈빛이었는지요..
여긴 이제 여름인가 봅니다. 꽃샘추위가 엊그제까지 설쳐 하루는 화씨로 50도였고 그 다음날은 80도였지요..
오늘은 92도였답니다. 유타의 햇살은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정말 따갑답니다.
건강하세요 시인님...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글에 잠시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송아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이야기에 귀기울여 봅니다
늘 짙은 훼이소스를 주는 시인님의 글 제겐 어렵군요 ㅎㅎ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된다고 해서 그렇게 못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누워보는 나른한 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줄줄 흐르는 시향 감미롭습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 아름답습니다.
건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