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부메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379회 작성일 2008-07-12 13:56

본문

부메랑



                                                                                                                                              이 월란



나를 놓아 보면, 슬쩍 놓아 보면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데려가고 있다. 굵은 지퍼로 입 꽈악 다물고 떠나기 위해 머무르는 여행가방 하나가 나를 덥석 문다. 호텔 속, 일회용 납작비누로 나를 씻겨 보면 진담 속에 농담 같은 아침. 탈속의 희열로, 침묵 속의 환호로 낯선 시트에 몸을 감아도 보고. 부르즈와의 허리띠를 풀면 매일 다시 태어나도록 분양 받은 새 하늘과 새 땅 위에서 유색인도 무색인도 아닌 회색의 보헤미안이 되어.


무정부의 시민이 되어 구석구석 훔쳐보는 도벽을 숨긴 사람들. 꿈꾸는 무법자가 되어, 무소속의 정치인이 되어 24시간 새 당을 짓고, 생식의 유전자는 오늘 방생 중, 생존의 무기를 놓아버린 우린 아름다운 패잔병. 정맥으로 스미는 푸른 공기알마다 모르핀을 삼킨 듯 차창 밖에는 놀란 듯 일어섰다 쓰러지는 낯선 풍경들, 위에 한 줌씩 뿌리며 가는 떠나면서도 떠나고픈 이 간사한 본성을.


활등처럼 굽은 분신들이 과녁을 놓치고 돌아오는 여정 속에, 시를 쓰는 일 만큼이나 공허한 몸부림으로 낯선 곳에 가면 왜 더 자주 배가 고플까. 비우면서 가도 다 못 비울 이 세월에 오늘도 채워지는, 나의 체중을 훌쩍 넘어버린 이 묵직한 가방. 본향을 향해 알몸으로 떠나면서도 씻기고, 닦이고, 입혀야 하는 천근같은 이승의 가방 한번 들었다 놓아 본다.

                                                                                             
                                                                                                                                        2008-07-11

추천5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상중님의 댓글

김상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근같은 이승의 가방! 들었다 놓는 여유 시인 아니고는 표현키 어려울것 같습니다.
늘 밝고 화사한 시인님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 집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시 쓰시기를 기원합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가면서 비운다는것 정말 어렵더군요..
비워야 비운만큼 채울 수 있다는 이론을 알면서도 또 잘 안되는것이 비움이더군요.
머리속에서는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가슴이 비우질 못하고 꽉 부여잡고 있는
내 자신을보며 가끔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까지 살아온 생을 되돌아 보는 사색의 깊이를
나누어 가져보고 싶어지는 내면세계를 잠시 짚어봅니다.
푹푹 찌는 삼복 더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이월란 시인님!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4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40
새벽기도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2008-07-07 5
339
그리움의 제국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2008-06-18 5
338
쇼핑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9 2008-07-30 5
337
Maturing Love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5 2007-02-19 5
33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8-03-03 5
335
나는 모릅니다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2008-03-22 5
334
분수(分水)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6 2008-05-09 5
열람중
부메랑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2008-07-12 5
332
탑돌이 댓글+ 1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3 2007-02-22 5
331
비손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6 2008-06-22 5
33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2008-02-17 5
329
동일인물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2007-12-18 5
328
푸코의 말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2008-05-15 5
327
꽃씨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2008-03-10 5
326
진실게임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2008-04-28 5
325
詩똥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8 2008-05-17 5
324
노을 2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2008-06-27 5
323
단풍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 2008-10-15 5
32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2008-05-27 5
321
비의 목소리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8 2008-06-12 5
32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2008-07-01 5
31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5 2007-07-14 5
318
머핀 속의 사랑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2008-05-02 5
317
잔풀나기 댓글+ 1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7 2007-02-15 4
316
넘어지는 세상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8 2008-05-31 4
315
추월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8-07-06 4
314
숲길을 걸으면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2008-07-27 4
313
말발 끝발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3 2008-03-19 4
31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2007-11-19 4
311
그곳엔 장마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2008-06-19 4
310
유정(有情)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2008-07-31 4
309
병상언어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2008-03-04 4
308
낙조(落照)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2008-06-03 4
307
P.T.O.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2008-06-20 4
306
청맹과니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2008-07-10 4
305
까막잡기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2008-09-17 4
304
기억색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2008-09-19 4
303
레퀴엠(requiem)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2008-05-10 4
302
군중 속에서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2008-07-15 4
30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0 2008-06-23 4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