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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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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468회 작성일 2020-08-02 01:28

본문

낙원

 

                     김혜련

 

눈물 한 솥 끓여

홀로 늦은 저녁은 먹는

김밥낙원 사장 정임 씨

 

낙원김밥 2,500원

땡초김밥 3,500원이라는

생계용 글씨를

며칠째 계속되는 장맛비가

그녀의 허락도 없이 훔쳐 먹는다

 

이혼이라는 얼음꽃 한 송이

초등생 딸아이 손등에 그려주고

쫓기듯 도망쳐 온 석계리 골목길

초라한 가방 속에

차마 담아 오지 못한 눈물이

오늘밤 장맛비를 만나

밤새 김밥집 유리문에

수정발을 만들어 장식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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