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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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32회 작성일 2009-08-07 19:08본문
<노트북>
김혜련
단단한 껍데기가 일품인
새벽 어둠은
잠 못 드는 내 노트북
커서 위에 내려앉는다
사각사각 손가락 끝에
닿은 먼지를 발길질하며
타이핑을 한다
모습 보이지 않으려 사력 다하는
자음 모음의 비명 들으며
필사적으로 타이핑을 한다.
다시는 시 같은 것 쓰지 말아야지
어젯밤에도 익숙한 몸짓으로
약속했건만
노트북 앞에만 앉으면
어김없이 시 한 줄이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엘시디 화면 위로 도망치는 비명 소리
차라리 리젯키를 누르고 싶다.
갑각류 등껍질처럼 딱딱한 새벽어둠 속
칠백이호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에도
내 청각 기관은 예민한 안테나를 세운다
방금 내 심장을 집어삼킨
피 맺힌 시 한 줄
커서가 되어 고양이 푸른 눈동자로
깜박깜박 빛나는데
잔혹한 폭군처럼 나는
델(Delete)키를 누르고 만다.
김혜련
단단한 껍데기가 일품인
새벽 어둠은
잠 못 드는 내 노트북
커서 위에 내려앉는다
사각사각 손가락 끝에
닿은 먼지를 발길질하며
타이핑을 한다
모습 보이지 않으려 사력 다하는
자음 모음의 비명 들으며
필사적으로 타이핑을 한다.
다시는 시 같은 것 쓰지 말아야지
어젯밤에도 익숙한 몸짓으로
약속했건만
노트북 앞에만 앉으면
어김없이 시 한 줄이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엘시디 화면 위로 도망치는 비명 소리
차라리 리젯키를 누르고 싶다.
갑각류 등껍질처럼 딱딱한 새벽어둠 속
칠백이호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에도
내 청각 기관은 예민한 안테나를 세운다
방금 내 심장을 집어삼킨
피 맺힌 시 한 줄
커서가 되어 고양이 푸른 눈동자로
깜박깜박 빛나는데
잔혹한 폭군처럼 나는
델(Delete)키를 누르고 만다.
추천4
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詩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권명은님의 댓글
권명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올리신 네편의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깊이 있는 사고와 시어의 구사력이 부럽습니다. 한 수 배우며 오래도록 다시보고 가슴으로 읽고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우고 다시 쓰는 노고의 반복으로 탄생하는 시 ..!!
그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요.... ^*^~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허혜자 님, 권명은 님, 김석범 님, 좋은 말씀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