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랑코에 분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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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랑코에 분갈이>
김혜련
불면이 제법 두꺼워지는 새벽 두 시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달의 속눈썹을
족집게로 뽑아내 하나하나 헤아리며
야반도주 하듯 이사를 한다
코딱지보다 작은
눈꼽보다 더 작은
습한 방 한 칸에서
장성한 자식들과 함께
지지고 볶고 살다보니
허리는 길어지고 삭신은 쑤신다
벌어먹고 산다고 자식들과
눈 맞추기도 힘든데
어젯밤 막내 녀석 잠든 모습을 보고
밤새 울다 울다 이사를 결심한 거다
방이 얼마나 비좁았으면
다리 한 쪽이 문밖으로 나와
시린 이슬을 맞고 있었고
한 쪽 팔이 빨갛게 구겨져 있을까
전셋집이지만 장성한 아들 녀석들이
마음껏 팔 올리고
다리 쭈욱 뻗고 잘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이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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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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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으로 이사간 그 기쁨..!
그곳에서 고운향기 가득 피울겝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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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가 내집이며 어떻고
전세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세상을
끌어 안을수있는 멋진 시를 창작하고 계시는데.....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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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님,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