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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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승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241회 작성일 2007-05-24 10:19본문
넋두리
최승연
산모퉁이 돌아 불빛이 환한 먹거리 골목, 한 남자가 부셔진 돌담을 보고 서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도로를 본다. 붉은빛, 흰 빛으로 자동차가 달린다. 그는 환한 길 언저리에서 입에 거품 물고 가슴속 애환(哀歡) 터뜨리며 걸어온다. 앳된 얼굴의 사랑스런 그 여자를 말 한마디 못한 체 돌려보내고 열린 문틈 사이로 바라만 본다.
깜박이던 눈을 감자, 밤은 축 늘어진 해삼처럼 허물거리며 그의 손을 잡는다. 어둠이 내린 거리엔 네온사인이 별처럼 화려하다. 긴 숨을 내쉬며 딱딱한 아스팔트를 마구 달린다. 가슴을 제치며 싸늘한 바람이 막무가내(莫無可奈)로 밀어닥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잡혔다. 그는 포로가 된다
문을 콱 닫고 바위처럼 우뚝 서있다. 생각하지 말았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방구석을 뒹굴어도 온통 되씹어야 할 허전함이 몸서리 쳐 진다. 기어이 가버린 여자 때문은 아니다. 사오정의 나이 때문도 아니다. 그리움에 젖은 충혈 된 눈알들이 눈송이처럼 쏟아지는 가로등 때문일 것이다.
길게 한숨 뇌이며 하늘을 본다. 몸은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흐느적거린다. 마구 달리던 맘속 고뇌(苦惱)를 다이너마이트처럼 평 터뜨려 길모퉁이 웅덩이에 마구 쏟아 붙는다. 시원한 가슴을 열고 밖을 본다. 등뒤로 어둠이 짙게 내리고 외등 하나 그의 눈빛 따라 두 손 마주잡고 깜박거린다.
최승연
산모퉁이 돌아 불빛이 환한 먹거리 골목, 한 남자가 부셔진 돌담을 보고 서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도로를 본다. 붉은빛, 흰 빛으로 자동차가 달린다. 그는 환한 길 언저리에서 입에 거품 물고 가슴속 애환(哀歡) 터뜨리며 걸어온다. 앳된 얼굴의 사랑스런 그 여자를 말 한마디 못한 체 돌려보내고 열린 문틈 사이로 바라만 본다.
깜박이던 눈을 감자, 밤은 축 늘어진 해삼처럼 허물거리며 그의 손을 잡는다. 어둠이 내린 거리엔 네온사인이 별처럼 화려하다. 긴 숨을 내쉬며 딱딱한 아스팔트를 마구 달린다. 가슴을 제치며 싸늘한 바람이 막무가내(莫無可奈)로 밀어닥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잡혔다. 그는 포로가 된다
문을 콱 닫고 바위처럼 우뚝 서있다. 생각하지 말았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방구석을 뒹굴어도 온통 되씹어야 할 허전함이 몸서리 쳐 진다. 기어이 가버린 여자 때문은 아니다. 사오정의 나이 때문도 아니다. 그리움에 젖은 충혈 된 눈알들이 눈송이처럼 쏟아지는 가로등 때문일 것이다.
길게 한숨 뇌이며 하늘을 본다. 몸은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흐느적거린다. 마구 달리던 맘속 고뇌(苦惱)를 다이너마이트처럼 평 터뜨려 길모퉁이 웅덩이에 마구 쏟아 붙는다. 시원한 가슴을 열고 밖을 본다. 등뒤로 어둠이 짙게 내리고 외등 하나 그의 눈빛 따라 두 손 마주잡고 깜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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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소설 한편을 읽고 난 기분입니다.
올려 주시는 귀한 글들 뵈오며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좋은 하루 만드시고 건필하십시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신글에 머물렀습니다
건안건필하세요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잘 보았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넋두리 치고는 꽤 논리가 정연 합니다.ㅎㅎㅎ
아름다운 시향에 접하니 고맙습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전 * 온 시인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다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