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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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해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523회 작성일 2005-10-17 13:54본문
설 향/윤 해 자
1
넘보지 마라.
네 갈 길 아니니.
아예 생각도 마라.
예쁜 옷 입혀주고
맛난 것 먹여줄 테니
너를 없애고 나의 노예가 되어라.
너는 내가 만든 각본에
충실히 움직이는
또다른 나의 분신
네 영혼까지
자유를 허락하지 않노라.
2
얼굴엔 뿌연 회칠을 하고
입가에 미소짓는 슬픈 눈망울로
몸에 맞지 않은 옷 걸치고
과장된 몸짓으로
너울너울 춤춘다.
뺨 위로 흐르는 외줄기 눈물
닦아낼 겨를도 없이
빈틈 없이 짜여진 각본대로
억지 웃음 띄우는 가엾은 넋.
도움의 손길 내밀어도
돌아오는 건 조롱과 멸시뿐.
얼룩진 회칠 벗겨내
몸에 맞는 때깔 나는 옷 입고
진정한 웃음 날릴 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어느새 꼭두각시가 되어 있는 나.
댓글목록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혜자 시인 님
그렇지요.
스스로 꼭두각시 놀음을 합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언제나 스스로 꼭두각시를 자처하지요.
좋은글 머물고 갑니다.
김영태님의 댓글
김영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모두 세상에 조종 당하는 꼭두각시 인지도 모릅니다
서서히 길들여저 꼭두각시 인지 조차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 많습니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살이입니다
좋은글 머물다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깊이 새기고 갑니다.... 육신의 껍질속에서 헤메이는 정신을 바라보면서....^*^~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들의 움직씨를 보는 듯, 합니다.
박수의 팔자, 공수풀이 할 수 밖에 없는 팔자.
잡신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이 생이라면
꼭두각시 탈을 벗어 버리는 것이 삶이겠지요. - 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깊은 의미의 시, 감사히 감상하며 물러갑니다.
건필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민홍님의 댓글
이민홍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대에 맞는 세대에 느끼는 곧~
내 자리 낮은 자리 찾게 됩니다.
춘수의 분수와 깃발의 영원의 갈피를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사면 육면각체의 깊이와 넓이를 계산 못하는 열손가락으로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해자 시인님, 좋습니다.
양만하 시인님, 홍갑선 시인님에 이어서
또 한 분의 풍자시인님이 탄생할 듯... ^^
'뺨 위로 흐르는 외줄기 눈물
닦아낼 겨를도 없이
빈틈 없이 짜여진 각본대로
억지 웃음 띄우는 가엾은 넋.'
어쩌면 우리 모두가 꼭두각시겠지요? ^^
박인과님의 댓글
박인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실 자신이 꼭두각시라고 인식하면 그 순간부터 이미
자신은 꼭둑각시가 아니지요.
그래서 신은 우리에게 자연의 순리 속에서 꼭두각시가 되게 합니다.
그러나 그 것은 진정 꼭두각시가 아니고
주인이 되는 것이지요. 마치 신이 우리에게 책임을 수반하는 자유를 허락했듯이...
그래서 완전한 자유는 내가 노예가 되었을 때 소유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낳게 합니다. 이런 정경이 이 시에 흐르고 있군요.
"넘보지 마라.~아예 생각도 마라./~너를 없애고 나의 노예가 되어라./~네 영혼까지 /자유를 허락하지 않노라.-윤해자의 詩, 꼭두각시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