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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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43회 작성일 2005-10-19 09:43본문
산책로에서 / 강현태
이른 아침
산책로 첫 마루 조금 비켜선 자리
통나무 층계를 올라
가쁜 숨을 잠시 고르는 새
때늦은 걸음
활짝 핀 남자색 나팔꽃
덩굴진 너머로 인기척을 느낀다
두서너 이랑 열무 밭
부지런히 호미질 하는 노신(老身)의 아낙
손바닥만한 텃밭에서
무슨 희망으로
이토록 이른 시각 저렇게 애써 노동일까
나는 뒷짐을 진 채 움직이는 손길마다
눈빛을 맞추고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끝물에 빛이 바랜 담자색 쑥부쟁이 꽃
노안(老顔)의 강아지풀도
잠에서 깨어 갸웃거린다
신선한 아침의 기운이
감돌아 숨쉬는 곳
흙을 파 뒤집는 호미 끝에
모아진 순수의 정성 한줌
불현듯이 성실한 사람들의 삶에
평범한 희망과 행복이 그 속에 있는 듯 느껴지고
천리 먼 곳에 계시는
팔순 어머니의 휘어진 등이,
자애로운 마음이 포개져 떠오른다
추천7
댓글목록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현태 시인님 농촌의 잔잔한 풍경이 오버랩이 됩니다.
늘 고운글 감사합니다.
강현태님의 댓글
강현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고은영 시인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인님의 높은 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좋은 그림, 좋은 글 많이 창출하시길요.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