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사랑


계곡물소리 낭랑한 장박리 등을 타고

하늘로 향하는 길을 따라

피처럼 진한 땀을 흘리며 그에게 간다.

가슴이 터지고 입술이 갈라져도

너의 품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

첫 만남의 감동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너의 향기와 모습에 꼭 맞는

철쭉군락지의 아득한 뜰에서...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에 비친 네 모습을 똑똑히 봐

황매봉 바위에 얽힌 화신의 이야기가

1,108미터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감동의 철쭉군락지를 말하는 것인지

전설처럼

무학대사의 낭랑한 독경소리를 타고

인연의 끈을 너의 옷고름에 매어

퇴색되지 않는 사랑을 맺고 싶다.

철쭉군락지의 황홀한 색깔로...

고개를 들어 잠시

투명한 가슴을 열어 네 모습을 봐

황매평전의 거센 꽃바람 앞에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너의 그리움은

내가 간직한 마지막 순정이었다.

신령스런 바위산 모산재 너머

순결바위에 겁먹은 내 모습을 봐

털실하나 걸치지 않은 암릉의 나신은

바로 내 그리움 모두를 쌓아둔

사랑의 징표였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