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발목을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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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991회 작성일 2006-12-17 19:18본문
글/차 연 석
하늘에는 바람소리 그림을 그린다
그 소리 어느새 섬돌을 걸어서 오르는 소리
발자국 소리
애타는 그리움에 목이 마르는데
인적은 없다.
마루바닥이 창문 높이로 올라서고
벽에서는 바람 타고 구름냄새가 난다
산마루에 걸린 구름에서
알밤이 빠지듯 별들도 떨어져
바람에 씻기어 끌려서 간다.
나도 따라 차디찬 별이 되어
하늘을 보니 달빛이 깔려
세상은 빛 바랜 하이얀 종이가 된다
바람에 떨고 있는 나목들 사이로
피 마른 나뭇잎이 겨울연이 되어 날고
한밤중 시계추가 움추려 떨고
동짓달 겨울밤은 차기도 하다.
굳게 다문 문틈으로 바람은 기어들고
그리움도 얼어서
말문을 닫고
발목을 꽁꽁 묶는다.
☆詩作 메모: 동짓달 겨울밤이 길면서도 춥구나, 오가는 사람 없어 그리움만 쌓이는데,
산속의 겨울바람이 발목을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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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차연석 시인님 동짓달 긴긴 밤을 외로움과, 뇌리를 스치는 시어들과, 문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지리산바람소리와... 요즘 사모님 건강은 차도가 있어신지요? 공감하고 갑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