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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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혜
이 술집 저 술집을 넘나들며
하얀 술통을 배달한다.
그의 자전거에는 술찌꺼기가
세월의 흔적처럼 더덕더덕 붙어있다
코막으며 지나가는 학교후문앞
학생들 사이로 귀하게 얻은 아들
공부하는 모습 지켜보다
결국은 한 소리를 듣는다.
아버지 내일부터는 학교 오셔도 돼요
친구 아버지도 배 나왔던데요 뭘
항상 엉덩이에 휴지를 깔고
다니느라 질퍽한 바지를 추켜올리며
약대에 들어간 딸 자랑을 늘어놓는다
면허없이 주사 한 번 잘 못놓은 한을 풀어준
딸의 자격증이 고시패스한 사위 본 덕분에 장농에서 펄럭인다
주검으로 누워있을 때도 자격증은 깃발처럼 흔들린다
그의 절망을 지탱해 준
술통을 아들입에 부어주며
그렇게 말없이 누워있다
온 동네에서 한탁주로 불리운 채
댓글목록
윤시명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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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쓴 엿장수의 아들보다 더 깊은 향이 느껴집니다. 늘 같이 속삭이는 즐거움이 있는 한미혜 선생님의 마음에 살짝 앉아봅니다. 그리움이 생기네요...
고윤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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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을 듬뿍 느끼고 갑니다..父情의 마음 너무 좋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김성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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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을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한국의 부모들...
늘 가슴을 저리게 해요.
넉넉하다면 희생할 필요가 없으련만...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시인선생님.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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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탁주, ㅎㅎㅎ
제 얘기인 줄 알았네요.
제가 양조장집 아들 이었지요,ㅎㅎ
찐 한 부정이 부럽게 느껴 지네요.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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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절망을 지탱해 준
술통을 아들입에 부어주며
그렇게 말없이 누워있다
온 동네에서 한탁주로 불리운 채 "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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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폐달 힘껏 밟은 때 마다 자전거 뒷 좌석에서 흔들리는 술통의 막걸리가
巨步酒 향한 신성한 아버지의 얼굴에 울림을 더해줍니다. 아버지의 든든한 두
다리는 아들과 딸에게 큰 힘을 보태주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한탁주` 잘 감상하였습니다. 시인님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