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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訃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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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송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581회 작성일 2008-06-28 13:04

본문

부고[訃告]
                                    송 상 섭

그 사람은 떠났다.

술 담배는 몸에 안 좋아 근처에도 안가고
밥은 걸러도 보약은 굶지 않으며
마지막까지도 무너지는 생을 지키려고
책에도 없고 처방전에도 없는 이 세상 치료약 다 써가며
삶의 의지를 멈추지 않던 가문의 2대 독자가
위암 마지막 정복에 패전을 고하고
죽는 거 별거 아니라고
남들보다 그냥 먼저 가는 거라고
담담히 웃던 그 동창 녀석

담배 많이 피고 술 많이 먹고
왜 그렇게 몸을 혹사 시키냐며
핀잔을 준거 미안했다고
그 때마다 인명재천으로 답했던
그 소리가 변명처럼 들렸었는데
진작에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들하고  술도 실컷 먹어보고 담배도 피워보고 
그렇게 해보고 죽을 걸 한다.

부고

왜 자꾸만 핸드폰 그 문자를 보면
핏덩이 애들 걱정하던
녀석의 눈물만 보이는 건지
2008.6.28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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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이 저려 오는 시입니다.
먼저 가신 송 시인님의 친구분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인명은 재천이란 문구가 근래들어 자꾸만 떠오르는 일이 제 주변에서도 많이 벌어지네요.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자꾸만 핸드폰 그 문자를 보면
핏덩이 애들 걱정하던
녀석의 눈물만 보이는 건지"
부고의 참뜻 같군요
건강하세요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또 한 젊은 분이 너무 일찍 가셨군요...ㅠㅠ
사는 게 참 무엇인지 잘 모르겠네요...저도 개인적으로 최근 10년간 죽은 친한 사람이 여러 명 있거든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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