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에버글레이즈 공원의 비단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375회 작성일 2005-11-04 20:22

본문



          에버글레이즈  공원의  비단뱀

                                                          * 김 상우


    나는  죽었다.
    통채로  삼킨
    내 뱃속  악어의  흉폭한  발톱에  차여
    옆구리가  터지고
    그 안에서  할딱이던
    내장도  우루루  쏟아져 나와
    나는  원통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다.


    죽어서  나는  생각한다.
    내 어머니의  나라  미얀마의  숲에서
    새끼 비단뱀으로  알에서  깬 후
    바다 건너  광막한 대륙  아메리카로  흘러들어
    인간의  뜻에  의해
    애완동물로  길들여지던  그 수치의  세월을,
    아직은  작고 어리던  내 몸뚱이가
    세월 크기의  곱배기로  불어날수록
    나는  내 주인에게
    나에게도  포만의 자유를  허락할 것을
    목마르게  간구하였음을  잊지 못한다.


    활엽수  바람에  흔들려
    그림자  어지럽던  어느날 오후
    에버글레이즈  공원의 늪  한 켠에서 
    나는 주인으로부터  유기되었다.
    악어들이  우글대는  늪지에  버려진  나는
    그의  배반에  며칠을  상심하였으나
    문득  정신을  가다듬었을 때
    이 늪에서  내가  정녕  살아가려 한다면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알고
    무서움에  몸서리치며  전율하였다.


    그리고  소스라치도록  기억하였다.
    이긴 자의  눈빛  섬뜩한  냉소적  거만과
    쓰러진 자의  하늘 향한  저주
    사방 하늘  가리고  끈적이는 거미줄 음모와
    핏발선  계략
    그것은
    내가  인간에게  사육되던  세월동안
    그들로부터  보고 들은  유일한  무엇이었으므로.


    늪의  위협으로부터  살아 남기 위해  나는
    어느 누구보다  강해져야  했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간교함과  포악함에  익숙해야  했다.
    작은 파충류로부터
    다람쥐. 참새 등으로  허기를  채우던  나는
    수달이나 황새로  사냥의 범주를  넓혀 갔고
    흐르는  세월  더불어
    내 욕망을  채울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상대방도  유인하여
    치명적 일격으로  숨통을 조여  통채로  집어 삼키는
    공포의  포식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강대했으며  스스로  왕이었다.
    세상엔  겁날 것이  없었다.
    수천 마리  악어떼도
    나를  버린  방심한  인간마저도
    그 누구였더냐,  나를  제압할 자.


    그럼에도  나는
    탐욕에  겨워  통채로  삼킨
    내 뱃속  악어의  흉폭한  발톱에 차여
    옆구리가  터져 나와
    죽고  말았다.


    내  이러한  죽음을  두고
    슬퍼해 줄  누구 하나  없을 뿐더러
    세상  인간들  하나같이
    흉막하고  미련한  미물이라  비웃으리라.


    그러나
    에버글레이즈  공원의  비단뱀  나 또한
    유리창마냥  번들거리는  그들의  낯짝을  향해
    진정으로  경고하노니


    인간들아,
    탐욕으로  치닫는  너희의  저문 길엔
    그 어디에도
    이정표  하나  없다 !


    * 시사문단  10월  시부문 신인상으로  한가족이 된  김 상우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올리는 글은 금년 10월 중순경에 일간신문을  통해
      보도된 바 있는 [악어 먹다 죽은 뱀]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빈여백 동인으로서  처음으로 글을 올리게 되어  기쁘고,
      선배제현께서  이루어 놓으신 문인으로서의 업적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천7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강현태님의 댓글

강현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상우 시인님! 반갑습니다.
전 제목 리스트를 보고 비단뱀을 소재로한 엽기물을 올리신 줄 알았습니다.하하하
참 시사하는 바가 높은 글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지면을 통해 비단뱀에 대한 기사를 보고
막연히 <知足安分>의 도를 깨우치지 못했던 미련한 미물이라고 단정지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 보니 그 녀석도 피해자로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늘 건안하시고 문인으로서 대성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 잘 감상했습니다.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김상우 선생님^^ 빈여백의 동인으로 이렇게 뵐 수 있어 정말 기쁘답니다.
자주 뵈어요 선생님^^ 시월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의 삶의 고찰과 깨우침의 명제앞에서
머물다 갑니다.
 버리는 욕심은 늘 새생명으로 부활하는터라
나는 오늘도 죽고싶습니다.

김상우님의 댓글

김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현태 시인님,  윤해자 시인님,  오형록 시인님,  허순임 시인님,  고은영 시인님 !
 반갑게 맞아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문인은 글로써 말해야 함을 늘 잊지않고,  여러분의 훌륭하신 글을 통해 부지런히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늘 강건하십시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9건 475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489 no_profile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1 2005-10-27 7
2488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7 2005-10-27 7
2487
11월 댓글+ 8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330 2005-11-01 7
2486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0 2005-11-02 7
2485
어머니 생각 4 댓글+ 5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2005-11-02 7
2484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2005-11-03 7
2483
안개 댓글+ 3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339 2005-11-03 7
열람중 김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2005-11-04 7
2481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5-11-04 7
2480 김기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5-11-09 7
2479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2005-11-09 7
2478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4 2005-11-10 7
2477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2005-11-10 7
2476
한마디(一言) 댓글+ 5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2005-11-10 7
2475
주름살 댓글+ 10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2005-11-11 7
2474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1 2005-11-11 7
2473
날개를 가지고 댓글+ 10
김영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2005-11-12 7
2472
古木고목 댓글+ 13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2005-11-16 7
2471
젊은날의 초상 댓글+ 5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8 2005-11-24 7
2470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2005-11-25 7
2469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2005-12-03 7
2468
첫눈과 눈물 댓글+ 6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1 2005-12-06 7
2467
불면의 밤 댓글+ 8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2005-12-10 7
2466
다시 오르는 길 댓글+ 22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5-12-18 7
2465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4 2005-12-30 7
2464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2005-12-30 7
2463 함재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5 2005-12-30 7
2462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2006-01-08 7
2461
解土 해토 댓글+ 7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2006-01-16 7
2460
만리향 당신 댓글+ 4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2006-02-09 7
2459 no_profile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8 2006-02-13 7
2458
인생 人生 댓글+ 11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6 2006-02-14 7
245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2 2006-02-18 7
2456
졸업 댓글+ 4
이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2006-02-20 7
2455
한 번 더 댓글+ 4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2006-02-22 7
2454
댓글+ 2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0 2006-02-26 7
2453 박태원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311 2006-02-28 7
2452
太白의 아침 댓글+ 8
서봉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2006-02-28 7
2451
안개꽃 댓글+ 10
우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2006-03-13 7
2450
화이트데이 댓글+ 5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2006-03-14 7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