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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 효천/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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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387회 작성일 2012-03-09 18:02

본문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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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천/김성현

 

바람이
생각을 지나
안경 뒷 편 좁은 공간을 돌아
눈꺼풀 깜빡이는 찰라
그녀는 옷을 벗고
뱀처럼 몸을 감았다

 

흔들면 먼지가 묻고
문지르면
신문지 조각
덕지덕지 붙던
엿 같은 것이
손가락에
몸둥아리에
머리 깊숙이
절여지고 곰삭아
나의
千한 날들과
외톨 팔백일을
개미처럼 갉았다

 

저 이태리
아씨시 지방
키 작은 아저씨
어서 달려와
내 뺨 한 대
후려갈겨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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