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놀이와 도(道)는

                      조 현 동

세상 살기가 그토록 힘이 든 까닭은

일 따로 놀이 따로 도(道) 따로 인

따따로 인생을 살기 때문이지

이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잘 하면서 살기가 무척 힘이 든 데

세 가지를 다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잔뜩 용만 써다가 마는 게지

참으로 고달픈 인생들이여

저 들판 가득 피어난

쑥부쟁이 들국화들을 보아라

일과 놀이와 도(道)를 절대로 구분하지 않는

모둠의 삶을 살아가기에

저리도 자랑스러울 수밖에

산나리 며느리밥풀꽃 맨드라미 민들레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산뽕나무

산토끼 멧돼지 두더지 까막까치

종달새 날다람쥐 여우 반달곰

이들 모두가

일과 놀이와 도(道)를 병행하는

모둠의 삶들을 살아가기에

춤추고 노래하고 쑥쑥 자라고

숨을 죽이고 도망가고

잡혀 먹힐지라도 무탈한 게지

이제부터는

우리들 마음속을 가득 채운

일 따로 놀이 따로 도(道) 따로 인

따따로식을 없애버리고

모둠의 삶들을 살아보고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