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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 자락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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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890회 작성일 2005-10-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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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에 서서












이건 뻥이다!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뻥이어야 한다. 엊그제 우면산 자락에 진달래 꽃 선혈이 낭자한 피 철갑이었고, 전당 뒤켠의 오솔길 언덕배기에 샛노란 개나리 꽃이 넝쿨째로 나뒹굴었는데, 벌써 가을이가 꼬랑지를 내 앞에 들이내민다는 것은 분명 세월이놈이 치는 뻥이다. 세월이 장난질을 치고 있는 것이야. 제깟 놈이 세월이면 세월이지 네월도 오월도 아닌 놈이 무엇이길래 아직 진달래 꽃 선향(鮮香)도 코끝에서 맴돌고 개나리 꽃 동심(童心)도 내 곁에 머물고 있는데 시월의 끝자락을 내 앞에 바짝 당겨다 놓는단 말인가. 이건 세월이란 놈의 장난인 것이야. 뻥이란 말이다. 난 정말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고 염통이 팔딱거려서 네 놈을 댕강 들어 종로사거리 대로변에 내동댕이를 쳐서 박살을 내버리고 말 것이야.

내가 거품을 품어대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껌을 씹어댄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물고기가 연못에 노닐고 솔개가 하늘을 비상하는 모습을 보고도 내 눈에 보이지 아니하고, 청산녹수(靑山錄水)를 보고도 그 맑고 깨끗함을 느끼지 못하고, 만추홍엽(晩秋紅葉)을 보고도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니 말이다. 아니, 보려고 하지 아니하고 느끼고 싶지 아니하고 알려는 생각조차를 하기 싫은 까닭이다. 그토록 가을이 놈의 꼬랑지가 보기 싫다는 말이다.

아직 몽마르트 언덕에서 예술인이랍시고 떠들어댔던 그림쟁이, 글쟁이, 조각쟁이, 소리쟁이들의 패거리 이야기, 그들이 밥 먹고 똥 싸면서 발광해댔던 이야기들도 모두 다 읽지 못한 채 내 책상 위에 나뒹굴고 있는데, 아직 한여름의 밤, 내 고향 실개천에서 해바라기질 한번 해 보지 못했는데, 아직 그대에게 예쁜 단풍 편지 한 통 띄우지 못했는데, 아직 오색의 산녀(山女)들과 코피 흐르도록 연애 질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했는데 세월이란 놈이 아니 벌써 꼬랑지를 내밀치고 있으니 나로 하여금 열불 솟게 만든다.

내가 아무리 팔짝 뛰고 발을 동동 구른다 해도 세월이란 놈은 결코, 진달래 개나리 활짝 핀 봄을 나에게 되돌려 놓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안다. 그것은 49년 전에도 그랬고 내가 장가를 가는 그 해에도 그랬으며 작년까지도 그랬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모습이 세월의 도마 위에 올려진 팔딱거리는 한 마리 생선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냥 눈 지그시 감고 가슴 쓸어내리며 세월이란 놈의 비위 맞추어 일체(一體)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나의 자유로움이고 행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거품을 품어대는 것은 세월의 무상함에 대한 나의 작은 발악일 따름이다. 올해도 안타까움에 떠나는 가을이 놈의 꼬랑지를 붙들고 나는 이렇게 발악을 해댄다. 미친놈처럼‥.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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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읽지 못한 책처럼
마음의 준비도 않했는데 세월이란 빠르게 오나봅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하는데 ....
비오는 아침 따듯한 녹차를 보냅니다.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떠나기전에 가을이와 미치도록 연애질 한 번 하고 싶었는데..
꼬랑지를 내밀고 있군요.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ㄴ^
이선형 시인님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녹차 한 잔 들면서
답답한 가슴을 녹이렵니다.

박찬란님의 댓글

박찬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는 세월이 많이 안타가우신가 보네요. 하지만 쓸슬해 하지 마세요. 세월은 먹은 만큼 내면의 내공은 눈처럼 쌓이는 법이니까요. 서울서 좀 봅시다. 추남(가을을 앓고 있는 남자)의 내공은 얼마나 쌓고 있는지 뚜껑 좀 열어 봅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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