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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꽃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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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현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27회 작성일 2018-06-01 09:50

본문

 

 개망초 꽃밭으로 간다

 

 

                          조 현 동

 

 

 

후덥지근하던 때 이른 초여름 같은 열기가

한풀 꺾여버린 어느 늦은 봄날 아침

벌판에서 개망초 꽃들이 달려와 안긴다

 

은하수 별들을 몽땅 쏟아놓은 듯한

작고 하얀 얼굴들의 부비부비가

광대 공길의 서글픈 몸짓을 닮아서

 

위대한 21세기의 아침을 강타하는가!

 

보아라 아내여!

서글픔 배지 않은 삶들이 어디 있으랴

때 이른 초여름 같은 열기가 우리의 열기가 아니고

광대의 애통한 마지막 몸짓조차 광대의 것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살아서

저 개망초 꽃들처럼 살아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고

산다는 것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어야만 한다

 

21세기처럼 위대하진 않아도

후덥지근한 초여름 같은 열기를

억지로 식혀가면서 살아도

 

광대의 몸짓처럼

개망초 꽃들처럼 부비부비 살아도 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어느 늦은 봄날 아침!

 

우리가 개망초 꽃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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