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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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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93회 작성일 2019-09-22 02:27

본문

구절초 아침


                                조소영


보슬비 그친 후 밖으로 나온 
아침의 햇살
들꽃 방울방울 맺힌 잔등으로 내려와 앉았다

밤새 우려낸 시와 음악을 닮은
보슬비에 세수하고
그윽하게 다가선 구절초의 아침
그런 중에도
삶이란 녹록지만은 않아
물구나무로 쇠똥 밭을 구르는 쇠똥구리
집채만 한 살림을 데리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길을 가는가

설혹, 그렇다 할지라도
대문 앞을 지키는 대추처럼
땡볕과 태풍도 다 넘어와 지금이 있노라 말해준다

그새, 들꽃 잔등에는
풍뎅이가 날아와 흠칫 멈춘다
밤새 마음을 쓸며 나왔을 생명
향기라도 맡는 것처럼

밤새 비워낸 가치에
고요한 가치에
충만한 가치에
풍요로운 가치에
밤새 우려낸 들꽃 풍경을 가슴에 담아
구절초의 아침은 찻잔을 들어 목을 축인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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