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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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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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건
조회 2,312회
작성일 2011-08-0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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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부는 날>
김혜련
태풍이 지상에서
광기의 시간을 즐기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해야
베란다 유리창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는 것뿐이다.
금방이라도 뜯겨나갈 것 같은
베란다 유리창을 붙들고
이미 내 다리는 사시나무를 닮아 있다
이 태풍 속으로 차를 몰고,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를 뵈러 간
효자 남편의 미소 띤 얼굴이
굵은 빗방울이 되어
가슴에 꽂히는데
나는 못 볼 걸 보고 말았다
태풍의 입 속에도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다는 것을
태어나서 첨으로 보았던 것이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날고기를 질겅거리며
입가에 핏물을 흘리는
태풍의 모습을 보고
나는 그만 기절할 뻔했다.
베란다 유리창을 붙들고
이미 내 다리는 사시나무를 닮아 있다
이 태풍 속으로 차를 몰고,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를 뵈러 간
효자 남편의 미소 띤 얼굴이
굵은 빗방울이 되어
가슴에 꽂히는데
나는 못 볼 걸 보고 말았다
태풍의 입 속에도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다는 것을
태어나서 첨으로 보았던 것이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날고기를 질겅거리며
입가에 핏물을 흘리는
태풍의 모습을 보고
나는 그만 기절할 뻔했다.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놈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잔인한 놈인지는 몰랐다
남편이 집에서 나간 지 4시간이 넘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편의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음성 메시지를 남기라는 기계음만
되돌아오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잔인한 놈인지는 몰랐다
남편이 집에서 나간 지 4시간이 넘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편의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음성 메시지를 남기라는 기계음만
되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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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라동수님의 댓글
라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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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해마다 두세번 그놈에 몹쓸 태풍이
여러 사람을 걱정과 근심속에 몰아 넣는군요
아직은 모두가 우중 이지만
곧 좋은날 좋은 계절이 오리라 믿으며
김혜련 시인님 글에 공감하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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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라동수 님, 반갑습니다. 올해도 태풍이 다 간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 몇 개가 남았는지 저로선 예측할 수 없습니다. 태풍이 오더라도 얌전히 왔다가 얌전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