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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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820회 작성일 2006-12-22 10:28본문
도토리
일중/임남규
참나무 싱그런 가지에
주렁주렁 달렸다가
갓 벗어 던지고
탱글탱글 통통 튀어
데굴데굴 뒹굴어서
가을 단풍 낙엽 사이에
삐죽이 머리만 내밀면
어슬렁거리는 청설모
겨우내 굶지 않아 좋겠다
꽉 찬 살신은 됨됨이다
2006.10.25
추천1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학지에 발표된 작품이 생각나서 올려 봅니다..
추운날 더욱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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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양
시/ 김 석 범
늦가을, 시들어가는 산자락
거추장스런 옷을 벗어 던지고
육탈된 뼈골의 나뭇가지사이
낡은 현수막 글귀 가슴을 죈다.
″도토리 주워가지 마세요!
겨울철 우리의 식량입니다″
- 다람쥐 일동-
몸에 좋은 것이면
건강에 최고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형님 같은 짐승께
연약한 다람쥐의 하소연이다.
한겨울 짐승의 먹이마저
씨알도 남기지 않은 채
싹쓸이 하는 또 다른 짐승,
인간을 깨우치는 소리라.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뻔한 이치이거늘
물욕의 올가미에 갇혀
탐욕의 열매만 삼키고 있으니,
마지막 가는 길
나무에 육신을 내어주고
벌레들에게 몸을 던져
자연에 큰 공양을 할 테라면
극락이라 갈수 있을지, 아님
환생의 끈이라도 붙잡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