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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다 졸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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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483회 작성일 2008-07-0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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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다 졸다보면





버스를 타고 가다 졸다보면
어느덧 낯선 생의 끝자락에서 마주치는 영혼들
언젠간 나도 이 자리에 누워야겠지만,
따스한 양지바른 곳이라 아버지는 편안해할까
간단히 차려온 음식
아버지를 지키는 들고양이와 나눠먹고
꾸벅, 절을 하며
내 남은 생의 여백을 아버지에게 고한다.
일 년에 한두 번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버스를 타고
졸다보면 나는 내가 아닌 나를 만난다
살아온 많은 날들을 이승이라고 하자
살아갈 적지 않은 날들을 저승이라고 하자
나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경계에서
모호한 삶을 두 눈 없이 살아가고 있다
나의 무덤은 언제나 오늘이라는 허무의 시간 속에서 숨쉬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다 깜빡 졸다보면
그동안 내가 만난 모든 기억들이
한 줄기 빛에 피를 흘리고
새로운 형상으로 나의 시간을 준비한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건너서 살아가야 할 것인가
저기에서의 삶을 모른다는 것은
여기에서의 삶이 빈 허공이라는 것
남은 내 생의 여백에 아버지가 들어왔다
비로소 내 생은 차지 않는 충만함이 되었다.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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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읽다말고 아직은 아닌데 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읽었습니다.
짙게 깔린 슬픔이 맘을 아프게 하네요
삶이란 누구나 절망과 허무을 공존하면서
그속에서 행복과 희망을 찾는며
오늘보단 내일날에 희망을 걸고
오늘이란 무덤을 파헤치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건필하세요 [두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번째 시집을 출간 하시는 방정민 시인님
축하 드리며 부럽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많이 느끼고 갑니다
건필 건승을 기원 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詩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점점 더 농익어 가는 시인님의 시들을 대하면서
늘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걸 막을 수가 없네요.
두 번째 시집 출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른 아침 귀한 글에 머물다 갑니다. ^^*

김효태님의 댓글

김효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감상하고 가슴에 담고 갑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버스창을 열고 명상도 해봅니다.
건안 하십시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을 뜨면 이승.... 감으면 저승 ....  찰라을 오가는 우리의 삶..!! 
아버지의 주검을 통한 내자신의 삶을 되새기다 갑니다...

채형식님의 댓글

채형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젠가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통해서 시인님 삶의 충만함이 채워지리라 예견해보며...,아름다운 부정(父情)에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낌니다...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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