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7년을 기다려온 매미 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2,404회 작성일 2007-07-20 17:24

본문

비 오는 날에 부화하고 싶어 한다.
마른 나뭇가지 어둠 속 구멍 약충(若蟲) 애벌레라
어미 매미 알 다 낳고 떨어져 죽은 땅 위에
살기위해 추락해 부드러운 땅 파고 들어간다.
성숙한 막질(膜質) 투명한 울림 날개돋이 위해
다섯 번 죽음 속 달리는 탈피(脫皮)

아무도 보는 이 없는 여름날 밤중
6,7년 지나 너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나무줄기나 가지에 올라 매달리는
애벌레의 세상구경
보이지 않게 힘주면 등 허물어 갈라진 틈에
연한 녹색 싱싱한 몸이 나온다.
머리가 완전히 나오고 날기 위하여 펴지기 위해
구겨졌던 날개와 다리도 나온다.
차차 몸을 뒤로 세워서 젖혀
배의 끝 부분만 허물 속에 남겨 놓고 매달려 있다.
매미는 배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서
발로 껍질을 붙들고 배의 끝 부분을 꺼낸다.
끝이 있는 날개돋이
허물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다.

인간이 되었다. 사람이 되었다. 곤충이 되었다.

일어나면 살아있는 피 인간이 먹지 못하는
날개의 구석구석까지 흘러들어가
그 힘으로 날개가 천천히 펴지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다가와 저 세상 향하는 피의 힘

나무뿌리 수액(樹液) 맛
대롱 모양 짧지도 않은 긴 주둥이로
나무에 찔러 넣어 빨아 먹는 수액 보다 달지 않았다면
허물 벗은 매미 7년을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
애벌레가 되고 나면 보름쯤밖에 살지 못해
암컷은 날개가 돋은 지 인간이 계산하는 4, 5일 후
울고 있는 수컷 곁으로 날아가 앉는다.
날아가자 날아간다.
암컷을 본 수컷은 암컷에게 꺼내기도 싫은 슬픔 등에 업고
보기도 싫은 인간 얼굴 그려진 지폐 배에 깔고
앵벌이로 기어서 다가가
애처롭게 울면서 암컷과 짝을 짓는다.
짝····짝···짝··· 짝짓기가 인간과도 같이 요란하다.
암컷은 마른 나뭇가지를 찾아 몇 군데에 알을 낳는다.
알을 다 낳으면 뚝 뚝 떨어져서 죽고 만다.

7년을 기다려온 사랑이 끝나고
네 너를 잉태해 네 너를 낳았으니 내 목숨은 이제는 그만
사랑은 계속 이어져 허물 속으로 숨어
비 오는 날 허물 속에 들어가 올라오지 않는
내 사랑의 응답에 차가운 가는 비 껍질 벗은 허물 속에
사랑의 이불 접고 베개 속에 죽음 뒤에 먼저 핀
네 마음과도 같은 국화 송이 채워 넣어 목 놓아 울고 있다.
날개와 다리 보다 먼저 나온 머리 베개에 묻고
서러워 오는 울음소리 관에 눈물 흘러넘쳐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어미 매미 떨어진
부드러운 땅으로 스며든다.
보이지 않는 밑 닦은 나뭇잎 눈물 콧물에 젖어
죽어간 매미를 덮는다.
매미는 7년을 기다렸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미의 부화과정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하나의 생명이 창조되기까지 상상 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보았고 하찮은 매미라 하더라도 그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스러움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원기 시인님. 참 덧글 오랜만에 봅니다.  작품도 올리시고. 그리고 덧글 문화도 정말 좋은 매너입니다.~~잊지 마시고. 화이팅~~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출근하였습니다. 장마 개이면 본격적으로
합창하게 될 것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시작입니다.
곤충학자 같은 자세한 관찰기록 같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미2[매ː-]
ꃃ〖동물〗 매밋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몸의 길이는 1.2~8cm이며, 머리가 크고 겹눈은 돌출되어 있으며 세 개의 홑눈은 정수리에 붙어 있다. 날개는 막질로 투명하며 날개맥은 굵다. 더듬이는 털처럼 가늘고 짧으며 입은 긴 대롱 모양이다. 수컷은 발음기와 공명기가 있어 '맴맴' 소리를 낸다. 6~7년의 애벌레기를 거쳐 자란벌레가 된다. ≒조당06(蜩螗)

매미가 7년만에 성충이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작은 벌레에겐 참으로 오랜 기간입니다.
감사히 뵙고 갑니다. 건필하십시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미의  비사를  숙독하였습니다.
굼뱅이가  달리  굼뱅인가요
긴시간  기다리려니  굼뜰 수 밖에요.
좋은  글에  머물러  갑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9건 49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1649
東振이 兄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7 2017-08-29 0
1648 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7 2018-06-16 0
1647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7 2020-05-11 1
1646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7 2020-05-15 1
1645
벚꽃 댓글+ 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05-04-30 5
1644 조용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05-05-07 3
1643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08-08-20 3
1642
연습 6 댓글+ 1
양태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09-06-04 1
1641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11-04-24 0
1640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20-08-31 1
1639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20-01-15 1
1638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20-05-03 1
1637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2021-02-15 1
1636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9 2006-08-22 0
1635
병원 창밖으로 댓글+ 2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0 2005-05-23 2
1634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1 2006-05-10 8
1633 신화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1 2009-01-03 9
1632
아들의 안경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1 2016-06-15 0
1631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1 2020-01-05 2
1630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2005-05-09 7
1629
춘희 (春喜) 댓글+ 5
박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2005-05-26 4
1628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2011-01-06 11
1627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2011-04-22 0
1626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2020-06-29 1
1625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2008-11-03 5
1624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2012-01-03 0
1623 詩香박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2021-02-20 1
1622 no_profile 전혜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2005-04-03 4
1621
감꽃 댓글+ 3
雁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2005-06-01 3
1620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2007-03-15 2
1619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2008-01-28 18
1618 강덕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5 2006-04-11 0
1617 양태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5 2007-08-28 0
1616
무, 무우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5 2015-01-30 0
1615 김영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6 2005-09-28 1
1614 박민순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496 2005-11-09 5
1613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6 2007-02-09 1
1612 성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6 2011-10-28 0
1611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6 2020-09-02 1
1610
가을에 피는 꽃 댓글+ 5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7 2010-10-14 9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