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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열리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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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817회 작성일 2019-07-14 10:08

본문

울음이 열리는 나무

 

                                   김혜련

 

우리 집 안마당에는

증조할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고령의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지난밤 잠 한 숨 모셔오지 못하고

뒤척이던 내 가슴 속

거침없이 성숙해 가던 울음 열매들이

오늘 아침 안마당 그 나무에

볼 붉은 사과알처럼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참고 참았던 내 속울음이

그 나무로 옮겨간 후

내 슬픔이 너무도

명징하게 객관화되는

이색적인 체험을 했습니다.

 

우리 집 안마당에는

증조할아버지 형 정도 되는

고령의 나무 한 그루가 내 슬픔을 먹고

지금도 거침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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