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넓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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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053회 작성일 2007-05-07 21:59본문
가볍고 편했다.
성장한 아들이 나를 업고 집 앞 문까지 왔을 때
나는 불편하고 힘들었다.
등에 업힌 거리 짧지도 길지도 않지만
아들 걸음걸이 내 등에 고정된 걸음 거리보다 길어
힘들고 불편하기만 하다.
그해 겨울 추워서 더욱 좋은
머플러로 얼굴 가린 내 모습 스치고 지나간 자리
찬 바람 소리 내어 울어 너의 등에 몰아쳐
떠밀고 올라간 아침 햇살에만 빛나는 언덕
내 등에 아픔이 새어들어 솟아난 작은 기둥 돌기
아프지도 않게 자라
내가 너를 업지 않는 세월에 돋아났다.
목이 아파올 때면 뜨거운 물로 잠재우고
상처 난 피부에 마이신 캡슐 열어 미세한 가루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 발랐다.
통증이 더해 오면 스스로 시간과 싸우고
치통과도 같이 바늘로 찌르는 아픔 참아내며
어두운 방에 이사 온 날 풀어 놓지 못한 이삿짐이
돌아가신 이와 함께 있던 그 방에
새벽에 전화 받고 나간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들어온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이 아픈 건 너무나 무거운
자식의 한 숨 보자기에 묶어
머리에 올려놓고 걸은 거리만큼 아픔이 더해
다 큰 딸이 나를 업겠다고 등을 내밀 때
내 다리 힘 땅 속 깊이 빠져나가
차라리 내가 달을 업고 태양 이고
천천히 가겠다고 딸에게 말했다.
어릴 적 너희들 업은 것이 편했고
지금도 내 등은 수많은 신경섬유 돌기가 솟아나 있어
너희들 업기가 수월하고 편하다.
너희들도 푹신하고 안락한 좁은 듯 넓은
나의 등에 업히면
편하니 잠들어 나무로 된 대문 집 앞에 무사히 도착한다.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통증이 더해 오면 스스로 시간과 싸우고
치통과도 같이 바늘로 찌르는 아픔 참아내며>...,
올려 주신 좋은 시에 자기의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온갖 곤란과 아픔을 몸소 받으면서도 자식들의 아픔을 덜어주신 어머니
당연한 듯 어릴 때는 억지를 부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도 돌아가시기 전에
이곳으로 모셔서 집에서 업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가벼운 대는 놀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적 너희들 업은 것이 편했고
지금도 내 등은 수많은 신경섬유 돌기가 솟아나 있어
너희들 업기가 수월하고 편하다
모든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의 품은 정말이지 바다보다도 더 넓었습니다.
탯줄의 인연이라 그런가 봅니다.
업어주고 또 업혀본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힘자랑한다고 절 업어주면 그렇게 행복하더군요.
늙어가는 신랑에게도 곧잘 업힌답니다. ^*^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버이날에 다시한번 부모님의 은공을
생가합니다....감사합니다.....
이정희님의 댓글
이정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오늘 사랑 많이 받으셨나요
기쁨이 넘치는 최고의 날이 되세요
좋은글 잘뵙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즐거운 오월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