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廷柱 시인의 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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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094회 작성일 2008-01-23 00:19본문
물어보지 않으면 대답해 주지 않나보다
대답해 주어도 건성으로 듣고 되묻는 물음에
눈 비 오는 날
패가가 된 徐廷柱 시인이 살던 관악구에 있는 집으로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오래된 소가죽 가방에 정과 망치를 넣고 간다.
가방 속에서 정과 망치가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구름과자 내 품는 차 브레이크 두 번 밟는 소리에 놀라
정이 망치에 부딪치며 소리친다.
그곳에 가면 ‘아름다운 배암이 있어’
고시촌 넘어 고시생 한 숨소리에 막혀버린 섰다 가는 차량행렬
브레이크 세 번 밟는 짧은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망치가 정에 부딪치며 소리친다.
그곳에 가면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가 있어’
세워놓은 구름과자 눈 비 맞아 녹아내리는 밤
하얀 바탕 눈 비 흘러내려 새겨 놓은 凹凸
눈에 들어온 徐廷柱 시인 문패
어제 선반에 놓고 가는 것 잊고 주머니에 넣어둔
1.5V ROCKET 네 개 들아 가 두 눈 밝힌
헤드라이트 머리에 끼고 정으로
문패 徐 새겨진 머리 위에 놓고 망치로 두들긴다.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문패 廷 새겨진 왼쪽에 정 놓고 망치로 친다.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문패 柱 새겨진 오른쪽에 정 끼고 망치로 두들긴다.
‘누님 눈물 겨웁습니다’
문패가 떨어져 나온다.
문패 파묻혔던 기둥 밑에 둔 가죽가방에서 국화 수건 꺼내
곱게 싸 가슴에 품고 대문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역한 본드 냄새가 풍겨오고 쪼그라든 도화(桃花) 속옷이
발목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가슴에 품었던 문패를 더욱 힘껏 손으로 감싼다.
西風賦가 불어온다.
대답해 주어도 건성으로 듣고 되묻는 물음에
눈 비 오는 날
패가가 된 徐廷柱 시인이 살던 관악구에 있는 집으로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오래된 소가죽 가방에 정과 망치를 넣고 간다.
가방 속에서 정과 망치가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구름과자 내 품는 차 브레이크 두 번 밟는 소리에 놀라
정이 망치에 부딪치며 소리친다.
그곳에 가면 ‘아름다운 배암이 있어’
고시촌 넘어 고시생 한 숨소리에 막혀버린 섰다 가는 차량행렬
브레이크 세 번 밟는 짧은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망치가 정에 부딪치며 소리친다.
그곳에 가면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가 있어’
세워놓은 구름과자 눈 비 맞아 녹아내리는 밤
하얀 바탕 눈 비 흘러내려 새겨 놓은 凹凸
눈에 들어온 徐廷柱 시인 문패
어제 선반에 놓고 가는 것 잊고 주머니에 넣어둔
1.5V ROCKET 네 개 들아 가 두 눈 밝힌
헤드라이트 머리에 끼고 정으로
문패 徐 새겨진 머리 위에 놓고 망치로 두들긴다.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문패 廷 새겨진 왼쪽에 정 놓고 망치로 친다.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문패 柱 새겨진 오른쪽에 정 끼고 망치로 두들긴다.
‘누님 눈물 겨웁습니다’
문패가 떨어져 나온다.
문패 파묻혔던 기둥 밑에 둔 가죽가방에서 국화 수건 꺼내
곱게 싸 가슴에 품고 대문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역한 본드 냄새가 풍겨오고 쪼그라든 도화(桃花) 속옷이
발목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가슴에 품었던 문패를 더욱 힘껏 손으로 감싼다.
西風賦가 불어온다.
추천11
댓글목록
윤시명님의 댓글
윤시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습니다.^^ 저도 삶의 가치가 남아있는 문패 하나 만들어보렵니다. 그냥 좋아서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당 서정주 선생은 고향이 저희집 근처인데 생가는 보존되어 국화 축제등이 열리고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시인님 좋은 하루 되세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긴글에 머물다 갑니다 .....
건안하세요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순섭 시인님!
안녕하시죠? 점심후 잠시들러 시인님의 작품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