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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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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350회 작성일 2008-08-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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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놀이


                                                    이 월란



지상에서 가장 절실한 이목구비를 새겨
탈바가지에 뚫린 눈구멍으로 진품의 눈알이 반짝인다
바람의 취향에 넋을 놓치도 말아라
꿈의 장단에 발목을 빠뜨리지도 말아라
이별로도 우리 웃을 수 있었지
절망으로도 우리 춤 출 수 있었지


청춘의 이른 새벽부터 노쇠한 어둠이 올 때까지
두루징이 섶에 뜨거운 해를 품고
거리의 소음에도 오솔밭의 침묵에도
펄럭이는 한삼자락 세상을 벗기고 있네
사당패 찢어진 입술이 세상을 비웃고 있네


별신굿 한 판으로 운명을 훔칠까
탈놀이 한 마당으로 천운을 훔칠까
성속의 경계에서 파계승의 비극을 좇아
잡극의 무희가 되어버린 허사비 가락을
이 땅의 녹을 먹는 꼭두각시 놀음을
 

양반의 탈을 쓴 배고픈 민중으로
본처의 탈을 쓴 사랑에 허기진 처첩으로
가업에 눈멀어 장자의 탈을 쓴 서출로
허구의 몸싸움으로 판을 씻고 벌이는
저 신령한 청배(請陪)의 깍두기판 위에
들놀음에 해저무는 창부(倡夫)들이여

                             
                                              2008-08-11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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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탈춤을 한 두번 접해서는 끌어낼 수 없는 시심일진대
어찌 이리도 심안을 갖게되는 직.간접적인 경험을 쌓으실 수 있을까요?
우리같은 범인으로서는 흉내내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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