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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아가씨에 대한 가을의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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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2,018회 작성일 2007-09-26 16:54

본문

홍대 아가씨들에 대한 가을의 예의

손근호

늦 여름날은 여름의 예의를 가지고 있다
젊다 젊다 하는 홍대에 어느 시인은 카메라를 들고 갔다
코스프레 변장을 한 아가씨 무리 중에 유달리 줄 담배를 피우는 한 아가씨


그 시인은 Can I take a photo., You are so….
일본 아가씨처럼 보이는 패션어블 아가씨 왈
저 한국 사람인데요

꼬질러 두었던 담배를 물고
홍대 놀이터에 앉아 있는 그 아가씨 위로 하늘을 바라다보니
한 마리 비둘기가 전봇대에 앉아 그 광장을 보고 있었다.

외롭든 외롭지 않든
아가씨든 누구든
그 코스프레처럼 진하게 화장한 그 아가씨의 담배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홍대의 골목을 찾아가면 언제든지 그 아가씨의 파란빛 담배연기
보라색의 진한 아이라인과 피어싱을 입술을 한 그 아가씨의 침 냄새에
담배내가 고소하게 느끼는 날이 가을이 올때 쯤에
우리 모두 시인 마음 한 자루 비우고 그 비운 여백에
우리는 저 하늘 전봇대에 앉아 유유히 응시하는 비둘기가 되어야 하겠다

2

가을이 오면 누구나 홍대 하늘에 비둘기 같아야 한다
그 비둘기의 앉음처럼
홍대 아가씨들을 바라보아야 하는 우리의 늙지 않는 응시는 같아야 한다
홍대 밤거리를 싸돌아가는 그 사랑의 소고에 대하여 말한다

홍대터엔 오래전부터 사랑하지 못해 죽은 젊은 영혼이
줄지어 얼마큼 많이 죽었단 말인가
젊은 도깨비 어린 도깨비부터 어린 토끼 고라니 사슴 처녀 총각

그 혼들이 혼불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렇게 젊음이 이 거리를 채우고
바삐 가는 저 처자들은 언제쩍 수백 년 전에 죽은 어린 도깨비들이 환생한 것일까
사랑 찾으로 가기 바쁜 저 빠름새에 씨익 지나간다

이십 년만 젊어서, 이 도깨비 거리를 알았다면 나도 저 도깨비들과 홍대 아가씨가 되었다
사랑 찾으로 휘익 지나쳐보자  가을이 들어서면 사랑도 들어서는 저 영혼불의 육신으로 활기를 채운다
시인은 낙엽처럼 이 거리 저 거리 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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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얀 안경테를 볼 때 참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어울리는 노란티까지 ㅎㅎ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널부러져 넘쳐나는 젊음 하나 주워 먹을 줄 모르는
만성 체기를 안고 사는 중년의 식객은 그저 부러움의 눈길만 흘릴 뿐입니다,
사진과 글 잘 읽었습니다.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발행님
추석 잘보내셔는지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20년만 젊었으면이 아닌 지금도 어울리는 듯 합니다.
젊음의 넘쳐흐름을 도와주는 노란 티셔츠 덕분인지 모르지만......
애티게만 보이는 발행님 부럽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홍대 거리에는 젊은 도깨비들의 축제가 한창이다
아프리카 토인들의 야성은 코를 뚫고 입술을 뚫고 나온다
젊은이의 사랑은 그런거다. 광기 혹은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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